제18호 태풍 '미탁'이 조만간 한반도에 영향을 줄 전망인 가운데 비까지 예보되자 경북지역 과수 농가의 농심이 타들어 가고 있다.
추석 대목은 너무 일렀고 수확기 잦은 비로 과일의 상품성까지 떨어져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잇따른 태풍으로 낙과 피해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도내 최대 규모 도매시장인 안동농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20kg 기준 사과값은 2만142원으로, 평년 2만9천67원보다 31%가량 낮았다. 배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거래가 15kg 기준 가격이 3만2천원 수준으로, 평년 4만2천627원보다 약 25% 떨어졌다.
경북도는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이른 추석 탓에 과일이 미처 상품성을 갖추기 전 출하된 점을 꼽고 있다. 이 상품이 추석 시장에서 거래되지 못한 채 이후 쏟아지며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품성 하락엔 추석을 앞둔 시점 잦은 비도 부채질했다. 도내 대표 사과 주산지인 청송에는 추석 전 열흘 중 7일이나 비가 내렸는데 조생종 수확기 비가 과일의 당도를 떨어뜨린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잦은 태풍도 농민들에게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많은 비와 강풍을 동반해 낙과 등 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제18호 태풍 '미탁'은 2일 전남 해안에 상륙한 뒤 남부지방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미탁'이 상륙하면 '다나스', '링링' 등에 이어 올해 한반도에 직간접 영향을 준 7번째 태풍이 된다.
가장 최근 상륙한 태풍 '타파'는 비와 강풍을 동반해 사과, 배 등 도내 과수농가 393ha에 낙과 피해를 남겼다.
이런 와중에도 전국적인 과수 생산량은 전년보다 증가해 풍년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반전의 계기도 마땅치 않다.
9월 초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망한 전국 생산량은 사과의 경우 7%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북도는 전국 사과재배 면적의 60%를 차지하는 사과 주산지여서 풍·흉에 따른 타격도 크다.
이에 경북도는 10월 중하순 본격 출하되는 만생종 사과의 품질 유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이어지는 날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으로 몇주간의 날씨 상태에 따라 올해 도내 사과 농사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관계자는 "해마다 반복되는 농산물 수급 불안, 가격 폭락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농협, 생산자가 참여하는 수급조절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를 통해 공공수급, 최저생산비 보장, 수입농산물 대응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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