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목판각협회, 경북 안동서 아름다운 한글전 판각 전시회 열어

3·1운동 100주년과 한글날 기념한 작품 전시

한국목판각협회 양호근 회원이 출품한 도산 안창호 선생의
한국목판각협회 양호근 회원이 출품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는 어록과 초상이 각인된 작품 등이 전시된 모습. 김영진 기자

아름다운 한글을 가장 오래도록 보관하는 방법인 판각에 대해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전시회가 경북 안동에서 열렸다.

한국목판각협회(회장 손현목)와 안동판각회(회장 이호기)는 다음달 10일까지 안동 세계물포럼기념센터에서 '제8회 아름다운 한글전'과 '제2회 안동판각회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올해가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제573돌 한글날을 기념해 우리글과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작품으로 마련됐다.

주요 전시된 작품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초상과 함께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는 선생의 어록을 기록한 양호근 씨의 작품이 전시됐다.

또 손현목 회장의 '꽃씨 뿌리는 마음'이라는 작품은 일제 식민지하에 대한 독립을 위해 자기 자신이 한 알의 꽃씨가 돼 헌신했던 우리 선조의 뜨거운 마음을 표현했다.

정대철 씨는 '뿌리 없는 나무가 어디서 날 것이며 나라 없는 백성이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내용의 안중근 선생 어록을 기록하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상훈 씨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섬 '독도'에 대한 멋들어진 서체와 섬을 상징하는 작품을 전시했다.

김구 선생을 비롯한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를 빛낸 인물들에 대한 판각 작품전이 경북 안동에서 열렸다. 김영진 기자
김구 선생을 비롯한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를 빛낸 인물들에 대한 판각 작품전이 경북 안동에서 열렸다. 김영진 기자

사진술과 새로운 인쇄술이 도입되기 전까지 나무판에 글자나 그림을 새긴 판각은 가장 의존도가 높은 기술이었다. 당시 각종 궁궐의 건물이나 사찰, 사가의 건축물에도 나무에 글자를 새긴 현판을 거는 일이 일반화 돼 나무판에 조각하는 각수의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판각은 보존성도 매우 좋아 현존하는 가장 훌륭한 목각판인 '팔만대장경'과 가장 오래된 신라시대의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등이 아직도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조선 후기부터 각자의 정교함이 매우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현대에 와서는 어렵고 고된 작업인 각수의 일을 할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우리의 우수한 판각 문화와 기술을 계승하고 홍보하고자 모인 이들이 바로 한국목판각협회와 안동판각회다.

회원들 대부분은 교직에 있는 공직자이거나 본업이 따로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퇴근 후 저녁 시간이나 주말 등을 활용해 끊임없는 작품활동을 할 만큼 판각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이번 전시회와 함께 판각회 회원들은 주말에는 무료 목판 인출 체험도 진행한다. 체험객들은 회원들의 도움을 통해 원하는 문구 등을 종이에 인쇄하는 체험을 진행할 수 있다.

손현목 한국목판각협회 회장은 "판각은 작은 작품을 하나 만들더라도 며칠이 걸릴 정도로 어렵고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지만 한 번 완성하면 1천 년 이상 보관할 수 있다"며 "회원들이 만든 훌륭한 작품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해주시고 판각에 대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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