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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보] 울진 죽변항서 쓰러진 선원 3명 "생선 부패 가스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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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부패하면서 생긴 가스에 중독 추정

울진군의 한 어선 내 창고에서 상자를 정리하던 외국인 선원들이 가스 중독 증상을 일으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구급대원들이 어창 내 검출가스 검사를 하고 있다. 울진해양경찰서 제공
울진군의 한 어선 내 창고에서 상자를 정리하던 외국인 선원들이 가스 중독 증상을 일으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구급대원들이 어창 내 검출가스 검사를 하고 있다. 울진해양경찰서 제공

경북 울진군에서 조업 중이던 외국인 선원 3명이 생선 부패 가스에 중독 증상을 일으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10일 영덕에서 발생한 수산물가공공장 외국인 노동자 4명의 질식사망 사고를 떠오르게 해 질식사고에 대한 안전 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냈다.

울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6시쯤 울진군 죽변항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A호(51t·저인망) 외국인 선원 3명이 갑작스레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해경 조사 결과 이날 오전 5시 48분쯤 죽변항을 출항해 조업 중이던 A호의 어창(어선 안에 설치된 임시 생선 보관창고)에서 상자 정리 작업을 하던 중 B(36) 씨와 C(30) 씨 등 베트남인 선원 2명이 먼저 쓰러졌고, 이를 본 중국인 선원 D(39) 씨가 이들을 구하려다 쓰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선원들은 곧바로 선장과 선원들에 의해 어창에서 구조됐으며, 입항하자마자 대기 중이던 119 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 중 2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한 명은 병원 치료 중이다.

해경과 소방당국은 어창을 대상으로 가스검사를 실시한 결과 인위적인 검출 가스는 없었던 점 등으로 미뤄 생선 부패가스(티라민)에 의한 호흡곤란·폐부종·신경마비 등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기 등을 숙성·발효·훈제하거나 부패할 때 생성되는 티라민은 과다 흡입할 경우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분해효소를 억제해 이상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고는 여러 상황에서 지난달 영덕 수산물가공공장 외국인 질식사망 사고를 떠올린다. 당시 영덕군 축산면 한 수산물가공업체에서 외국인 노동자 등 4명이 수산폐기물 저장고를 청소하던 중 유독 가스인 황화수소에 중독돼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이들 외국인을 현장에 투입한 대표(55)는 구속됐다.

울진 사고 역시 당시 작업 중이던 노동자 누구도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해경은 현재 A호 선장(57)을 상대로 안전주의 의무 위반사항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울진해경 관계자는 "아무리 단순작업이라도 순간의 방심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안전수칙 준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작업 현장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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