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허삼영 감독 "고정된 건 없다…전 선수 멀티 포지션화"

4일 라팍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본인 요청으로 따로 취임식은 갖지 않아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제15대 사령탑에 오른 허삼영 신임 감독이 "지금 고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다음 시즌 운영 방향의 큰 변화를 암시했다.

허삼영 감독은 4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취임식 행사를 고사한 허 감독은 이날 기자 간담회 형식으로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발언에서 그는 "감독에 선임되어 영광이다. 명문 구단 전통을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나온 과거에 비해 팀 성적이 좋지 않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다음 시즌에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현 전력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멀티 포지션을 구상 중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박해민을 예로 들면 외야수 중 출장 이닝이 두 번째로 많다. (중견수는) 움직임이 많은 포지션이다. 박해민의 공격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출장수를 줄여야 한다고 본다"며 "멀티 포지션은 김헌곤이 중견수로 가고 좌익수에 최영진을 써서 타순을 다시 짜는 것이다. 최고 컨디션의 선수가 시합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허 감독은 새 외국인 투수 영입 과정에도 적극 개입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 투수 리스트를 계속 업데이트해서 보고 있다. 오는 수요일에는 도미니카공화국에 투수를 직접 점검하러 갈 것이다"고 말했다.

새 외국인 투수를 보는 기준에 대해선 "라팍의 특성을 살리고 싶다. 라팍에선 인플레이 타구 가치가 높다"며 "삼진 또는 땅볼을 많이 잡는 투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지도자 경험이 없다'는 일부의 우려 섞인 시선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현장 경험이 없는 것을 인정한다. 감독의 역할론이 있는데 저는 코치진에게 분배적인 리더십을 보여줄 거다. 각자 역할 분담을 확실히 시킬 것이다"며 "저보다 우수한 능력을 갖고 계신 코치들의 역량을 뽑아내고 결정을 내리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했다.

허 감독은 실제 부임 후 한 달여간 출근 후 코칭스태프와 2~3시간가량 마라톤 회의를 갖고 선수단 운영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올 시즌 삼성 선수단의 기강 해이 논란을 의식한 듯 '정신적인 동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다 큰 선수를 어떻게 할 수 없다. 선수단 내부에서 할 일인데 내년부터 김헌곤과 구자욱이 주장 박해민을 도와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투수조에서는 오승환이 해줄 것"이라며 "라커룸 안에서는 선수들이 알아서 움직여야 한다. 그게 프로페셔널의 기본이다. 단 방관하진 않겠다"고 했다.

허 감독은 데이터 야구를 추구하되 숫자가 전부가 아님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제가 전력분석을 오래 했다고 해서 작전으로만 하는 건 아니다. 제가 추구하는 건 효율성이다"며 "데이터를 보지만 야구는 숫자로 다 하는 게 아니다. 현장 상황에 맞게 결정할 것이다"고 했다.

외부 FA 영입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대답하기 곤란하다. 구단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연봉 고과와 관련해선 자신의 주장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그는 "선수의 희생에 대한 보상은 제가 할 게 아니라 구단이 해야한다. 진루타가 단타 이상의 고과를 받아야만 선수와 신뢰가 쌓인다"며 "선수 식사, 구장 환경 등 작은 것부터 구단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허 감독은 다음 시즌 목표 성적에 대해 "몇 등 하겠다 말하고 싶지만 추상적인 말은 의미가 없다"면서 "높게 본다. 낮게 보고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 저희가 얼마만큼 준비를 잘하고 내실있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이미 선수들로부터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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