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 빈자 찾아 보살행" 대구 각운사 자비사랑공덕회

각운 스님 주축 신도 30여명 동참…매달 14포 지정 기탁처 3곳 전달

대구 각운사 스님과 신도들이 차를 마시며 어려운 이웃에 쌀을 나누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김동석 기자
대구 각운사 스님과 신도들이 차를 마시며 어려운 이웃에 쌀을 나누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김동석 기자

"수행과 보시는 부처님의 제자로서 실천 덕목입니다. 몸과 마음의 변화를 얻고 보리심을 발하여 대중을 이익되게 하는 것이 대승불교의 보살행입니다."

27일 대구 동구 불로동에 위치한 조그마한 사찰인 각운사. 신도들이 법당에서 사찰 주지인 각운 스님과 함께 차를 나누고 있다. 보시를 통해 지역의 어려운 대중들에게 나눌 쌀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각운 스님은 지난달 신도들의 보시로 통장에 들어온 금액이 50만원 정도 된다고 설명한다. 각운 스님은 이웃과 함께 하 보시행을 자처한 신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곁들인다.

"사찰 주변에는 어려운 이웃이 너무 많아요. 젊은층은 거의 떠나고, 대부분 병들고 나이 많은 분들이 많이 살아요. 폐지를 주으며 생계를 이어가는 어르신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각운사는 지역의 어려운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자비와 사랑을 전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자비사랑공덕회를 조직해 쌀을 나누고 있다. 각운 스님을 주축으로 신도 회원 30여 명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회원들은 차명상을 통해 인연을 맺은 차인들과 일반 불자들로 구성돼 있다. 쌀은 스님과 신도 회원들의 보시로 마련된다. 자비사랑공덕회는 매달 품질 좋은 쌀 10㎏짜리 14포를 구입해 지정 기탁처 3곳에 전달한다. 불로봉무주민센터에 8포를 보내 차상위계층에 전달하고, 대구사원연합회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선재공덕회에도 5포를 보내주고 있다. 또 울산 지역에 1포를 보내주고 있다. 각운사는 공덕회 조직 8개월 동안 모두 100여 포의 쌀을 나눴다. 사원연합회 운영 선재공덕회에는 각운 스님이 직접 쌀을 배달하고 배식 봉사도 하고 있다.

"처음엔 폐지 줍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쌀을 주기도 하고, 고기를 사다 주기도 했어요. 하지만 주변에 힘겹게 사는 분이 너무 많고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동사무소를 통해 쌀을 기탁하게 됐습니다."

신도 회원들은 부처님을 닮아 자비행의 삶을 살고 있다. 각운사에 정기적인 쌀 나눔 보시 이외에도 개별적으로 차 나눔이나 밥 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 회원들은 차명상을 통한 마음수양과 이웃을 위한 나눔을 커다란 기쁨으로 여기고 있다.

각운 스님은 스산한 바람이 부는 초겨울 이웃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어려운 이웃은 많은데 따뜻한 밥한끼를 나누는 자비의 손길은 모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각운 스님은 형편이 나아지면 자비사랑공덕회를 비영리단체로 만들어 이웃에 대한 나눔 활동을 확대하고 싶다고 한다.

각운 스님은 경주에서 10여 년간 참선수행을 했고, 대승불교의 보살행을 위해 1년 전 대구 불로동에 법당을 마련해 정착했다. 각운 스님은 다도(茶道)를 오래 공부했다. 대구 각운사와 경주 지담차문화교육원에 차명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다. 생활차반, 차명상 수행반 과정을 개설해 알아차림, 호흡법, 스트레칭 등 내용의 행다법을 매주 한차례 교육하고 있다. 문의 010-5668-3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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