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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매일신춘문예]시조 당선작-비누, 마리안느와 마가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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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여운(본명 나동광)

시조
시조 '비누,마리안느와마가렛'

스치는 손길에도 부끄럼을 타는 비누

낯선 뱃길 따라 외따로 건너가서

여윈 섬 가슴에 묻고

마흔 해를 씻었다

병든 사슴 곁에 사슴이 와서 앉듯

파도가 일 적마다 파도를 움켜쥐고

비누는 제 몸을 풀어

흰 포말을 재웠다

마디 굵은 사투리에 향기는 시들어도

맨 처음 온 그대로 닳지도 않은 비누

거품은 섬을 안았다

옹이진 발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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