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리아, 반군거점에 총공세…10만명 피란 '인도주의 위기'

러시아군 가세해 내전 '마지막 미수복지' 이들립에 맹공
피란민 한겨울 노숙…국제인권단체 "사실상 난민촌에 대한 공격"

지난 22일(현지시간) 촬영한 시리아 이들립 주 마아라트 알누만의 텅 빈 거리와 부서진 건물들.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과 최근 수일동안 격렬한 충돌 끝에 북서부 지역의 도시와 마을 수십 곳을 탈환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이들립 주 남부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촬영한 시리아 이들립 주 마아라트 알누만의 텅 빈 거리와 부서진 건물들.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과 최근 수일동안 격렬한 충돌 끝에 북서부 지역의 도시와 마을 수십 곳을 탈환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이들립 주 남부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합뉴스

시리아 정부가 러시아와 함께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북서부 이들립 주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고향을 떠난 이들립 난민들이 23일(현지시간) 다나 지역에서 구호물자를 받기 위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시리아 정부가 러시아와 함께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북서부 이들립 주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고향을 떠난 이들립 난민들이 23일(현지시간) 다나 지역에서 구호물자를 받기 위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시리아 정부가 러시아와 함께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에 대한 총공세를 펼침에 따라 인근 10만명이 피란에 내몰린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난민구호단체 등은 총공세가 사실상 난민촌에 대한 공격으로 어린이 등 민간인 대량 살상 피해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구호단체를 인용해 시리아와 러시아 정부가 최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주(州)에 대한 군사 공격을 격화함에 따라 대규모 인원이 고향을 떠나야 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국경은 이미 폐쇄된 가운데 임시 정착지에 몰려든 이들은 화장실과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립에는 애초 300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8년간 내전이 이어지면서 이곳 주민의 고통은 극에 달해 절망감과 긴급함이 깊어졌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거리에는 차량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집을 잃은 이들은 영하에 가까운 날씨 속에서 보도 위 또는 올리브 나무 사이에서 담요를 덮고 잠을 청한다. 사진가인 제인 사메르 씨는 자택과 가게가 모두 파괴됐다며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NYT에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시리아 반군 근거지에 대한 공격이 '인도주의 위기'를 악화시킨다며 지난주 이후 해당 지역과 인근에서 10만명이 고향을 떠났다고 유엔을 인용, 보도했다. 앞서 유엔은 이들립에 대한 공세가 인도주의적 재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곳 난민 문제에 대해선 부정적 전망이 나돌고 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들립에서 이달에만 공습과 폭격을 피해 우리 국경으로 8만명이 몰려왔다"며 "터키 혼자서 이들을 떠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지에서의 총공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노르웨이 난민위원회(NRC)의 얀 에옐란 사무총장은 "나에게 이번 공격은 난민촌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에옐란 총장은 "거기(이들립)에 나쁜 놈들과 무기가 많다는 게 사실이고 진실이지만 나쁜 놈들보다 애기들이 훨씬 더 많다"고 강조했다.

이들립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정부군과 대치를 계속하는 반군의 마지막 저항 거점으로 꼽힌다.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에 합의했으나 올해 초 옛 알카에다 세력이 이 일대를 장악하자 지난 4월 전투가 재개, 공방이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주에 이어 23일 이들립에서의 새 군사 공격을 강행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정부군은 특히 수도 다마스쿠스와 북부 도시 알레포가 연계된 주요 고속도로에 위치한 마아렛 알누만에서 공격을 강화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