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탐정' 대신 '생활정보지원탐색사'라 부르죠

대한탐정연합회 대구경북본부 출범…지난해 첫 자격시험, 3년 경험 요구
"국내 탐정들이 실무 능력 발휘하고 수임료 낮춘다면 서민들의 손발 될 것"

대한탐정연합회 대구경북본부 회원들이 지난 달 22일 대구인터불고호텔에서 출범식을 열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한탐정연합회 대구경북본부 제공
대한탐정연합회 대구경북본부 회원들이 지난 달 22일 대구인터불고호텔에서 출범식을 열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한탐정연합회 대구경북본부 제공

대한탐정연합회 대구경북본부가 지난 달 22일 대구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전·현직 경찰관 100여 명 등 탐정 업무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대거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국내에서는 '탐정'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어 '생활정보지원탐색사'라는 이름을 대외적으로 쓰고 있지만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민간영역에서 의뢰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만큼 충분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도영 지회장은 "우리나라에는 심부름센터, 흥신소와 같은 불법업체만 난무하고 있다. 탐정을 합법화하지 않아 해외 탐정들이 한국에 들어와 높은 가격으로 사건을 수임한다"며 "국내 탐정들이 증거 수집 등 실무적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수임료를 낮춘다면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추산되는 탐정의 숫자는 미국이 약 3만명, 일본은 6만명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 국가로 확대하면 인구 10만명 당 32명의 탐정이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유치원생도 아는 직업인 '탐정'이라는 명칭을 국내에서는 내걸 수 없다. 탐정이라는 이름의 사용을 금지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탓이다. 헌법재판소는 2018년 탐정이라는 이름에 무게감을 강조해 현행법이 합법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탐정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이 쉽게 개인정보를 내줄 거라 본 것이었다.

결국 이들이 선택한 이름은 '생활정보지원탐색사'. 줄임말로 '정탐사'라 불리는 이들은 지난해부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한탐정연합회를 출범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 지난해 8월 30일에는 첫 자격검정시험도 치렀다.

국내 정탐사의 조건은 까다롭다. 경력 10년 이상 경찰 혹은 대한탐정연합회의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3년간 실무 경험을 익힌 자라야 가능하다. 개인 정보를 다루는 등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야해 제반 법률에 해박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회원 수는 각시도별로 200명을 넘는다.

이들은 "탐정 업무가 정착되면 민간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 미국은 탐정이라는 직업의 선호도가 상위권에 속한다. 젊은 층에서 선호하는 일자리가 될 것이다. 소셜미디어로 문제점을 찾아 탐정일로 소득을 얻을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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