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기의 재구성-얼굴 없는 그놈을 잡아라' 편에서는 중고거래 사이트를 부대로 조직적 사기를 벌여온 이들을 추적했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통장에 들어온 돈을 다른 곳에 이체하는 재택 아르바이트를 한 고나라(가명)씨와 한소미(가명)씨를 만났다. 이들은 어느 날부터 1원 송금으로 메시지가 전송되기 시작했고 이후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메시지 내용은 "이체 알바는 사기다. 경찰에 당장 신고하라"는 내용이었다. 한 씨는 "피해자들의 돈이 내 통장으로 들어와 내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수 있으며, 통장을 빌려준 것 자체가 금융거래법 위반이었다"고 말했다.이들에게 재택 아르바이트를 시킨 업체는 사기꾼들이 만든 가짜회사였다. 또한 통장에 들어온 돈은 사기 피해자들이 보낸 물품 대금이었다. 이들은 범죄 수익 행방을 추적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이들을 고용한 것이다.
제작진은 재택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속아 졸지에 범죄에 연루된 젊은 엄마들에게 1원 송금과 메시지를 보낸 사람을 추적했다. 그는 '사기꾼 헌터'라는 아이디로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2년 전 한 사기꾼을 만난 후 '사기 나라'라는 카페를 만들어 허위 판매글이 올라올 때마다 사기라는 댓글을 남기며 방해했다고 말했다.
사기꾼헌터는 사기꾼 A 씨를 '그놈'이라고 불렀다. 사기꾼헌터는 A 씨의 집 주소는 물론 반려견까지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협박하기 시작해 은둔자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울러 사기꾼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추적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그와 뜻을 모은 10여 명의 추적 스태프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검색 10분여 만에 사기 중고거래 글을 찾아냈다. 이들은 "휴대번호 부분을 사진으로 올린다. 텍스트로 쓰여 있는 것 같지만 눌러보면 사진으로 돼 있다"며 '텍스트로 검색해도 찾아내지 못하게 일반 판매자들은 이런 식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고 씨의 통장을 살펴보면 하루 평균 1,000만원이 거쳐 갔고 한 씨 통장에서는 22일간 2억3,500만원이 거쳐 갔다. 2014년에도 활동한 흔적이 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피해액은 수백억 원이 넘는다.
사기꾼헌터와 함께하는 추적 스태프들은 A 씨에게 접근해 위조된 주민등록증과 사업자등록증 사진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다. 제품의 추가 사진을 요구하며 거래를 지연하자 A 씨는 전화를 걸어왔다.
A 씨는 전화 통화에서 "이게 중고가 아니라 완전 새것이다. 혹시 받았는데 문제가 있으면 돌려보내도 된다. 이상한 사람 아니다. 걱정 안 해도 된다. 네이버 검색해도 나온다. 대표라 사업자랑 같이 보내드렸다"고 했다.
추적 스태프는 포털 검색 후 가게 외관 사진을 제시하며 "밖에 전화번호가 쓰여 있지 않은 매장, 그런 곳을 골라 사칭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가게를 찾아간 제작진은 사기임을 확인했고 이를 A 씨에게 알리자 그놈은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A 씨의 보복테러가 이어졌다.
추적단의 전화번호가 담긴 무료나눔 글이 게시되면서 끊임없이 전화가 왔다. 사기꾼헌터는 이것이 1차라고 설명했다. 이후 배달음식이 이어졌다. 실제 보복테러를 당했다는 제보자 안수현(가명)씨는 "문자 폭탄, 전화 폭탄, 생명의 위협까지 느껴 개명했다"며 "지금 내 개인정보, 은행, 옛날 사용 이름을 다 죽였다"고 두려움을 표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들의 이런 대범한 보복에 대해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잠적한다. 잠수하기보다 적극적인 보복을 하는 것을 보면 잡힐 리 없다는 안도감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국내 조직이 있으면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조롱하고 경찰 추적이 가능한 방식으로 사기를 저지르기 어려울 텐데 보이스피싱처럼 해외로 조직이 이동한 것이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작년 1월 인터넷 모니터링 중 조직을 알게 됐다"며 "인터폴과 국제공조를 통해 해외에 있는 자료까지 수집했다. 현재는 조직의 꼬리 정도는 보이는 데까지 수사가 진척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2013년 동남아에서 활동하던 보이스피싱 조직에 있었다고 한 제보자를 만났다. 제보자는 "그 당시 중고거래 사기팀이 있었다"고 했다. 제작진은 그들 중 A 씨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제보자에게 A 씨의 전화 목소리를 들려줬다.
제보자는 "이 사람은 팀장 목소리다. 우리가 옆에서 서로가 전화 목소리를 듣는다"며 "나이는 어리지만 머리가 좋아 사기 수법을 개발하는 지능팀 팀장을 맡았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음성 전문가도 그놈의 음성을 듣고 난 뒤 "30대 중반 전후"라고 추정했다. 전문가는 또 "해외 전화 통화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갑자기 음성이 뚝뚝뚝 끊긴다. 신호가 균일하게 접속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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