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과학고, 미래를 빛낼 '과학 인재의 요람'을 꿈꾸다

대학 수준의 캠퍼스에 탐구활동 위한 첨단 장비 구비
차별화한 교육과정은 뛰어난 진학 실적으로 이어져

경산과학고 전교생 모습. 경산과학고는 2007년 개교 이래 우수한 이공계열 인재를 양성해왔다. 경산과학고 제공
경산과학고 전교생 모습. 경산과학고는 2007년 개교 이래 우수한 이공계열 인재를 양성해왔다. 경산과학고 제공

'노벨상을 꿈꾸는 인재들이 모인 곳' 넓은 캠퍼스와 자유로운 학내 분위기를 보면 대학에 온 듯하다.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돌고 늦은 밤까지 깨어 있는 교정을 보면 이곳이 우수한 수준을 갖췄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경산과학고등학교(교장 박경종) 얘기다.

◆넓은 부지에 첨단 시설 구비

경산과학고는 미래 과학 인재의 요람을 자부한다. 이곳이 갖춘 시설과 성과를 보면 그같은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였으니 면학 열기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 우수한 시설은 학생들의 노력을 뒷받침한다.

경산과학고 캠퍼스는 5만2천900㎡(약 1만6천여 평) 규모다. 웬만한 대학 수준이다. 이곳은 학생 152명과 교직원 59명의 보금자리다. 부지만 넓은 게 아니라 그 속에 든 시설도 알차다.

캠퍼스는 ▷전교생이 생활하는 기숙사 '가람관' ▷첨단 과학 실험이 이뤄지는 과학영재관 ▷수학, 정보실험실 ▷영어타운 ▷예체능 특별실이 자리한 '원효관' ▷독서실과 대규모 합동강의실 ▷도서관 활용 교실이 있는 '금송관' ▷학내외 행사 등이 진행되는 '화랑관'으로 구성돼 있다.

경산과학고 전경. 대학 캠퍼스 못지않을 정도로 넓은 부지에 다양한 첨단 시설을 갖췄다. 경산과학고 제공
경산과학고 전경. 대학 캠퍼스 못지않을 정도로 넓은 부지에 다양한 첨단 시설을 갖췄다. 경산과학고 제공

경산과학고는 첨단 연구 시설을 갖췄다. 이 덕분에 다양한 탐구활동이 가능하다. 먼 우주의 천체를 관찰할 수 있는 600㎜ 주경, 다양한 관측 장비와 이미지 처리 장치를 갖춘 '별마루 천문대', 시료를 백만 배 이상 확대해 미시 세계를 볼 수 있는 '전자현미경실'이 있다.

분자 수준의 물질을 분석할 수 있는 '유도 결합 플라즈마 분광광도계 실험실'도 운영 중이다. '첨단물리실험실'은 1초당 6만4천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카메라, 3D 프린터, 레이저커팅기, CNC 등을 구비했다. 또 미래형 수학교실과 멀티미디어 활용실 등을 새로 구축, 학생들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안상현 교사는 "매년 신규 장비 구입과 기존 장비의 유지, 보수를 위해 경북도교육청과 과학창의재단으로부터 3~8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며 "최근엔 창의융합형 실험실(8개실), 수학・정보 멀티미디어 활용 교실( 11개실), 복합 미래형 실험실(4개실) 구축 사업도 유치했다"고 전했다.

◆뛰어난 진학 실적

이곳은 '과학고'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학 실적도 좋다. 이공계 과학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맞춤형 교육과정을 구성한 덕분이다. 또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해 탐구, 연구 중심의 교육 환경을 조성한 것도 한몫했다.

2020학년도 대입 수시 전형에서 졸업생 55명 가운데 서울대 4명, 연세대 8명, 고려대 6명이 합격했다. 또 카이스트 20명, 포스텍 16명, 디지스트 12명, 유니스트 25명, 지스트 6명 등 이공계열 최상위권 대학에도 다수가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졸업생의 70% 정도가 이들 8개 대학에 진학할 것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또 수도권 이공계열 우수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을 더하면 진학률은 90%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영재고와 과학고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 얻은 성과다.

여성동 교감은 "과학고에 적합한 교육 프로그램과 이공계열 주요 대학에 맞는 입시지도를 한 게 주효했다"며 "각 대학의 입학전형을 분석해 전략을 세우고, 개별 모의면접 등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게 도운 것도 이같은 성과를 얻은 비결"이라고 했다.

이준상(2학년) 학생은 조기 졸업생. 이번에 서울대 화학부에 진학할 예정이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곳에서 서로 경쟁하고 다독이며 얻은 결실이다. 이곳에서 얻은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어갈 과학자가 되는 게 이준상 학생의 꿈이다.

그는 "경산과학고에 입학 후 지금까지 쟁쟁한 친구들과 경쟁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이곳을 선택한 걸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이 내 인생에 큰 선물"이라고 했다.

경산과학고에는 다양한 학술동아리가 활동한다. 정보 동아리 학생들이 자율주행 로봇을 제작 중이다. 경산과학고 제공
경산과학고에는 다양한 학술동아리가 활동한다. 정보 동아리 학생들이 자율주행 로봇을 제작 중이다. 경산과학고 제공

◆수요자에 맞춰 차별화한 교육과정

교육과정은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할 내용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편성한 기본계획이다. 학교 교육의 뼈대인 셈. 학교의 힘은 교육과정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산과학고가 높은 만족도와 우수한 실적을 자랑할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이다.

경산과학고는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창의과학탐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반고와 차별되는 전문교과과목과 'AP과정(대학 선이수 과정·고교생이 대학과목을 미리 이수, 학점을 인정받는 제도)'을 진행한다. 2017년 울릉도에 이어 제주도, 서해안을 다녀오는 등 과학 탐사활동도 매년 실시한다.

학생들은 대학 교수와 함께 과제탐구(R&E) 등의 활동에 참여해 연구 계획부터 실험 보고서 작성까지 경험하는 등 연구 역량을 키우고 있다.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교사들의 지도 아래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주제를 선정, 연구하는 자율탐구활동도 활발하다.

경산과학고 학생들의 과학탐구 실험 모습. 경산과학고는 창의과학탐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경산과학고 제공
경산과학고 학생들의 과학탐구 실험 모습. 경산과학고는 창의과학탐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경산과학고 제공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카이스트에 진학하게 된 김관우(3학년) 학생도 학교생활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더해졌기에 진학 실적이 좋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밤늦은 시간까지 학생들의 호기심을 해결해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다"며 "입학 후 3년간 멘토로 옆을 지켜주신 김형섭 선생님께 특히 감사드린다. 따뜻한 충고와 따끔한 훈계는 앞으로도 내 삶의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경종 교장은 "우리 학생들은 우리나라가 신성장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기술 자립화를 이뤄내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게 할 인재들"이라며 "과학고로서 제 역할을 해내고 학생 개개인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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