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어놔도 손님이 없을까 걱정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구 대표 명물거리들의 개점 휴업 상태가 길어지면서 자영업 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식이나 단체 회식 등이 뚝 끊기다시피 한 탓이다.
대구 남구 대명동 안지랑 곱창 골목은 지난달 22일부터 3월 1일까지 곱창 골목이 생기고는 처음으로 번영회 차원에서 50여개 점포 등이 단체 휴업에 들어갔다가 2일부터 자율 개점을 실시하기로 했다.
1일 유태근 안지랑 곱창골목 번영회장은 "영업 재개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임대 업주들 사이에서 '더 이상 장사를 안 하면 생계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 결국 개점 여부는 가게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2018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기도 한 안지랑 곱창골목은 코로나19 집단발병의 진원지인 신천지교회와 가까워 피해가 더 크다. 쌓아놓은 식재료도 폐기해야할 처지고 월세도, 종업원 월급도 감당하기 어렵다. 유 회장은 "이번 사태가 종식돼도 상권이 회복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걱정했다.
대구의 또다른 명물인 동구 신천동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이 곳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저녁이면 손님들로 흥겨웠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닭똥집 식당 등 전체 20여개 가게 중 3분의 1 가량이 휴업에 들어갔다고 평화시장 상가번영회 측은 전했다.
대구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한 이후 월세 부담이나 직원 인건비라도 벌기 위해 문을 열어 놓은 채 배달 접수를 받거나, 주인이 홀 서빙까지 나서는 등 가게마다 운영난이 심각하다. 손님 발길이 끊어지다시피한 가운데 150만원에서 300만원 가량인 가게 월세는 임대 업주들에게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이곳 강성진 번영회장은 "닭똥집 골목은 주변 아파트 상가와 인접해 있다보니 우리만 휴업할 수도 없어 여태 자율 영업하고 있다"며 "월세나 재료값이라도 건지려고 가게 문을 열어놓는 형편"이라고 했다.
대구의 다른 명물 골목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달 25일 들른 대구 중구의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은 평일 저녁에 행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적막하다. 가로 조명이 길을 밝혔으나 커피전문점, 분식집 등 문을 연 점포를 손에 곱을 정도다. 인근 핫도그판매점 관계자는 "주말부터 계속 닫아놓은 점포도 많다. 사람이 이렇게 없을 수 있나 싶을 정도"라며 혀를 찼다.
인근 먹거리타운인 대구 봉리단길도 점포 상당수가 문을 걸어 잠군 모습이었다. 그나마 문을 연 점포들도 손님이 전혀 없는 곳이 대다수였다. 인근 한 주민은 "밤에 인적이 뚝 끊어졌다. 자영업이 활기를 잃으면 결국 대구 서민경제가 타격을 입는데 남의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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