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청정구역' 울진군, 관광객 늘지만…

코로나19 청정지역 소식에 낚시객 등 관광객 증가
외부 유입될라… 반짝 특수가 달갑지 않은 상인들

경북 울진군 한 커피숍에 외지 손님들의 출입 자제를 요청하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동우 기자
경북 울진군 한 커피숍에 외지 손님들의 출입 자제를 요청하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동우 기자

"관광객이 늘면 뭐합니까? 주민들이 불안하다고 아우성인데…."

지난 8일 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센터에 '이상한' 신고가 접수됐다. 덕구온천이 있는 응봉산에 주차 중인 대구 관광버스를 단속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관광객을 바라보는 울진 군민들의 어수선한 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울진에는 11일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서 봄철 행락객이 늘면서 '코로나19 청정구역'이 무너질까 봐 우려하는 주민이 많다. 울진 북면의 한 식당 주인은 "대구에서 많은 손님이 다녀간 사실을 알게 된 동네사람들이 '왜 조심하지 않느냐'며 화를 내는 일도 있었다"며 "손님을 가려 받았다가는 지역 이기주의 소리를 들을 것 같아 이래저래 걱정"이라고 했다.

울진군에 따르면 지난 주말과 휴일에 울진을 찾은 외부 승용차(후포검문소 기준)는 약 5천500대다. 1대당 2명이 탔다고만 쳐도 1만1천여명이 울진을 찾은 셈이다. 울진군 관계자는 "오랫동안 외부활동을 자제해온 사람들이 기분 전환 삼아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은 울진을 많이 찾는 것 같다"며 "버스터미널이나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광객 증가에도 울진 주민들은 마냥 기뻐하기 힘들다. 코로나19 유입 걱정에 외지 관광객들의 출입 자제를 요청하는 가게들도 눈에 띈다.

울진군도 관련 업계에 봄철 낚시배 운영 중단 등 관광사업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울진군보건소 관계자는 "울진을 찾아주시는 것은 고맙지만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너무 인파가 몰리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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