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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마수(걸이)도 못한다"…서문시장 상인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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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 절망의 나날…재개장 후 상인들 자율 영업
문 연 점포 30% 미만…"매출 회복 기미 보이지 않아, 긴급생존자금 실현됐으면"

1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이
1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가게에 나오면 뭐하나요, 마수(걸이)를 못하는데. 멍하니 텅 빈 길만 바라보다 가는 거죠."

조선 중기 개장 이래 500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점포가 문을 닫았다가 지난 2일 재개장한 서문시장. 11일 오후 찾은 이곳은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19 여파로 상인들의 한숨 소리만 깊어지고 있었다.

대부분 상인은 "마수도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루 장사 동안 첫 손님을 받거나 첫 매출을 올리는 것을 '마수걸이'라고 표현하는데, 온종일 손님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서문시장에서 35년간 생활잡화점을 운영한 이정순(68) 씨는 "이렇게 장사가 안 된 적은 처음"이라며 "온종일 있어도 물건 하나를 못 팔아 마수를 못 한다. 하릴없이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자니 정말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서문시장 내에서도 의류를 주로 취급하는 동산상가는 상황이 더 어렵다. 동산상가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서행량(50) 씨는 "음식은 당장 없으면 굶어 죽지만 옷이 없어서 못 입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며 "가게에 나와도 온종일 옷 한 장을 못 판다"고 했다.

1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이
1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이날 서문시장역 3번 출구에서 큰장삼거리까지 350m 구간을 다니면서 본 상인들의 모습은 손님을 기다리며 허공을 바라보거나, 어두운 표정으로 상인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산물을 파는 김성식(66) 씨는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면 일부러 생선을 사러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코로나19를 하루라도 빨리 종식하고 죽어가는 대구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했다.

서문시장상가연합회는 지난 2일 재개장 이후 영업 여부를 상인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문을 연 점포는 30%도 채 되지 않는다.

김영오 서문시장상가연합회 회장은 "전체 4천여 개 점포 중 문을 연 곳은 1천 곳이 안 된다"며 "매출 회복 기미도 보이지 않아 이대로라면 폐업 점포가 속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구시가 정부에 요청한 생활밀착형 자영업자 '긴급생존자금'에 대해서 상인들은 필요성은 공감하나 실현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 섞인 반응이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송영은(39) 씨는 "집에 있자니 속상해서 나오는데 매일 적자 보고 장사하고 있다"며 "나라에서 지원해 준다면 좋겠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A(83) 씨도 "수십 년을 서문시장에서 장사했는데 이보다 안 좋은 적은 없었다. 지원이 꼭 필요하다"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말로만 자금 지원을 얘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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