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시내버스기사들 "마스크 1장으로 3일 버텨요"

대구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운전기사는 모두 3천800여명
반나절 넘게 시내버스 안에서 시간을 보내며 승객 맞아

19일 대구 수성구 범물동 시내버스 공영차고지에서 한 운전기사가 출발 전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19일 대구 수성구 범물동 시내버스 공영차고지에서 한 운전기사가 출발 전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지역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이 마스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반나절 넘게 시내버스 안에서 시간을 보내며 승객을 맞아야 하지만 2장의 마스크로는 일주일을 버티기 어려운데다 구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19일 기준 대구에서 운행되고 있는 시내버스는 모두 1천617대로 105개 노선이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대구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운전기사는 모두 3천800여명. 오전과 오후 2교대 체제로 근무 중이다.

코로나19가 퍼져나가도 시내버스 기사들은 운전대를 놓을 수 없지만 운행 중 착용할 마스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하기 어려운 데다 근무 특성상 마스크를 소진하는 양도 적지 않아서다.

한 달에 평균 25일을 근무하는 대구지역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은 4일에 한 번씩 쉬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같이 운전대를 잡고 있다.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 수는 지난달 61만명에 이달 19만명으로 69%가량 줄었지만 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시내버스 운행을 멈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시내버스 운전사 A(54) 씨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는 버스를 운행할 수 없어 1장으로 3일을 버틴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달 9일부터 시행된 '마스크 5부제' 요일에 맞춰 시내버스 기사들이 마스크를 사러 나가기도 여의치 않다. 오전 5시 30분~오후 2시까지 오전 근무가 끝난 뒤 오후 늦게 약국에 찾아가면 마스크가 이미 동이 나 있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마스크를 구한다고 해도 일주일에 1인당 구매량이 정해져 있어 2장으로 한 주를 버텨야한다.

대구시도 시내버스 운전기사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려 하지만 물량이 부족해 난항을 겪고 있다.

대구시는 1월 말부터 지난 달까지 시내버스 운전기사에게 7만4천700여 장을 지급한 뒤 이달 19일 2만 장을 추가 지원했다. 그러나 이번에 추가 지원된 마스크 2만 장 역시 3천800여 명의 운전기사가 열흘간 사용하면 소진되는 양이다.

대구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당장 대량으로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시민들과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의 안전을 모두 지키기 위해 가능한 한 마스크를 확보해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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