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4명의 검체를 한데 섞어 대구경북 지역 출신 훈련병들의 코로나19 감염증 검사를 실시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국방부는 최근 대구경북 출신 훈련병들에게 이런 방식으로 검사를 하라는 지침을 각 군에 내렸고, 지난주부터 검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훈련병들을 소모품으로 여기는 비인간적 국가 폭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발상을 했는지 그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
여러 명의 검체를 한데 섞어 진단검사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일반인도 아는 상식이다. 감염된 사람의 검체에 있는 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검체를 오염시켜 음성인데도 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 반대로 감염된 검체의 바이러스 양이 아주 적을 경우 바이러스가 희석돼 감염됐는데도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몇몇 일선 부대에서는 국방부의 지침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지만, 국방부는 지침 시행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비용과 시간 절약 때문이라고 한다. 적은 예산으로 신속히 검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와 민간 의료계에서 "신속한 검사보다 정확한 검사가 중요하다" "매우 황당한 발상이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물론 군 내부에서도 같은 소리가 나온다.
군은 이런 방법으로 약 700명의 훈련병이 검사를 받았고 양성 반응을 보인 인원은 없다고 한다. 신뢰하기 어렵다. 감염자가 있음에도 바이러스의 희석에 따른 음성 판정 가능성을 원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다수가 단체생활을 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훈련소의 특성상 집단감염은 피할 수 없다. 이는 우리 군의 전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훈련병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귀중한 젊음을 희생하는 고귀한 우리 청년들이다. 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돌보는 것은 국가와 정부의 최소한의 의무이다. 훈련병에 대한 코로나 검사 방법은 군 당국이 이에 대한 자각이 전혀 없음을 잘 보여준다. 당장 검사 방법을 '정상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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