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두려움에 빠져 방황하게 됐다. 저희를 돌풍의 회오리 속에 버려두지 말아 달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봄비가 내린 27일(현지시간) 저녁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15분 동안 주례한 특별기도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탄에 빠진 인류를 구원해 달라는 기도를 올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짙은 어둠이 우리 광장과 거리와 도시를 뒤덮었다"며 "우리는 모두가 같은 배를 타고 있고 연약하고 길을 잃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모두 같이 노를 젓고 격려가 필요한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혼자서 한치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오로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혼자서는 파선하고 만다"며 "우리가 모두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연대를 호소했다.
15분간 이어진 교황의 강론은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폐쇄돼 텅 빈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 앞에 마련된 특별 제단에서 진행됐다. 평소 수만 명의 신자와 방문객이 모이는 장소인데 이날은 교황 혼자였다.

교황은 로마 산타 마르첼로 알 코르소 성당에서 모셔온 목재 십자가 앞에 선 채로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이 목재 십자가는 1522년 페스트가 로마를 휩쓸 당시 당시 신자들이 들고 다닌 것으로 십자가를 들고 기도 한 후 페스트가 사라졌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날 특별기도는 전대사(全大赦)를 위한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 축복으로 마무리됐다. 전대사는 죄의 유한한 벌인 잠벌을 모두 면제해 주는 것으로 코로나19 희생자와 방역 최전선에서 있는 의료진 등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우르비 에트 오르비는 전통적으로 성탄 대축일·부활 대축일·새 교황 즉위식 때 발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축복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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