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 자가격리자 투표 "별도 봉투에 투표 용지"

방호복 입은 관리관 앞, 오후 6시임시 기표소서 투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14일 오후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인 서울 청운초등학교에 별도로 마련된 발열 증상자 및 자가격리자 기표소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14일 오후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인 서울 청운초등학교에 별도로 마련된 발열 증상자 및 자가격리자 기표소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총선 투표 마감 10분을 남긴 오후 5시 50분. 대구 수성구 범어1동 제3투표소인 동산초교 1층 회의실은 유권자들의 막바지 표 행사와 자가격리자들의 투표 준비로 분주했다.

이날 투표 의사를 밝힌 대구의 코로나19 자가격리자는 2천661명 중 474명. 이곳에서 투표를 하는 자가격리자는 4명이었다.

구군별 보건소는 이들의 투표소까지 이동 방법에 대한 확인까지 모두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당일 컨디션에 따라 마음이 바뀔 수 있는 법. 이날 유선으로 투표 의사를 재확인한 결과 이들 중 2명이 투표 의사를 밝혔다.

이들의 투표 과정은 군사 작전을 방불케했다. 오후 5시가 되자 방역을 위해 파견된 보건소 방역 담당자가 일찌감치 투표소에 도착해 대기했고, 오후 5시 35분이 되자 범어1동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자가격리 중이던 A씨와 B씨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투표소로 오는 길과 도착 후 대기 장소를 안내했다. 직원은 자가격리자들에게 유권자들이 선거를 마친 뒤 나가는 출구로 들어와 야외 등나무 벤치에 잠시 대기하도록 했다.

A씨와 B씨는 모두 해외에서 입국한 지 14일이 지나지 않은 자가격리자였다. 오후 5시 41분 A씨가 학교 후문 등나무 벤치에 도착했다. 오후 5시45분 B씨도 도착했다.

일반 유권자들이 투표를 모두 마친 뒤인 오후 5시 57분쯤 방호복을 입은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투표소 출구에 별도로 마련된 임시 기표소를 점검하고 비닐장갑, 선거인명부, 손소독제 등을 비치했다.

오후 6시 3분 방호복을 입은 투표관리관이 "대기번호 1번"이라고 부르자 A씨가 임시기표소로 향했다. 직원으로부터 간단한 자가격리 관련 수칙을 안내받고 발열 체크, 비닐장갑 착용 후 신분 확인과 명부 대조 과정을 거쳤다.

두 사람이 투표까지 마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20분 남짓. 한 표를 행사한 자가격리자들은 기표한 투표용지를 별도의 정사각형 흰색 봉투에 넣어 방호복을 입은 투표관리관에게 건넨 뒤 손소독제를 바르고 귀가했다. 봉투를 받아든 관리관이 이들 대신 투표소에 들어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으면서 이들의 투표는 모두 마무리됐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