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힘든 시간이 안정되어가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 시간을 헤쳐나온 대구시민분들에게 수고하셨다고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됨에 따라, 정부도 자연휴양림을 비롯해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실외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움츠렸던 강태공들이 산란철 붕어낚시를 즐기기에 좋은 계절이다.
◆산란철 붕어낚시
산란철 붕어낚시는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2월부터 5월 초까지가 적기이다. 이 시기 낚시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유는 본인의 치수 기록 경신 또는 마릿수 조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더하여 많은 저수지에는 갈대 부들의 수초와 수몰된 버드나무, 천지에 피는 야생화, 개나리 진달래, 벚꽃들이 지천이다. 이것들이 스산한 겨울을 지나온 우리들의 찬 마음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주며 낚시인들을 한층 더 설레게 한다.
◆설레는 마음 안고 고삼지로 출발
설레는 마음으로 도심지를 출발해 안성나들목을 빠져나오니 마음은 벌써 낚시터에 있다. 활짝 핀 벚꽃 나무 사이의 도로를 따라 고삼지의 제방을 지나 저수지 상류 길로 들어선다.
요맘때의 붕어낚시는 저수지 중·하류권보다 수심이 깊지 않고 수몰된 수초와 버드나무 주변과 같이 붕어들이 몸을 비비고 산란할 수 있는 상류권이 포인트가 된다.
어느덧 도착한 고삼지 최상류의 양촌 좌대에 도착, 선착장에 들어서니 처음으로 눈길이 가는 큰 붕어들이 있는 수족관이 보인다. 헉! 수족관 안에는 4짜 이상 되는 붕어가 3마리나 있다.

"요즘에 나온 4짜 붕어만 넣어 놨어요. 일주일 사이에 3마리나 나왔네요. 마지막으로 그제 나왔으니 오늘도 부지런히 하시면 4짜 붕어를 만날 수 있을 거에요"
저수지 관리인의 말에 마음이 급해져 조급하게 몇가지 낚시 정보를 물어본다.
"수심은요? 미끼는 어떤 미끼를 사용해야 하지요? 잘 나오는 시간대는요?"
관리인의 답은 이랬다.
"평균 수심은 1.2m 정도. 너무 낮은 포인트는 붕어들이 산란에 집중하는 곳이고 수심 1m 정도가 산란 자리를 찾아가는 길목의 수심이어서 입질 받기가 좋아요. 미끼는 옥수수 알갱이나 글루텐, 지렁이 등 가리지 않고 붕어가 먹어주지만 이곳 고삼지는 배스도 많으니 지렁이는 알아서 사용하세요. 시간대는 붕어들이 활발한 초저녁 그리고 새벽부터 아침까지가 중요한 시간입니다."

관리인의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들은 후 좌대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버드나무 병풍이 나를 향해 쳐져 있는 듯 하다. 찌 세울 곳을 생각하고 버드나무 사이사이를 살핀 후 3.0칸대를 펼쳐 수심 체크와 바닥 확인을 하니 걸림이 별로 없어 밤낚시 하기에는 좋지만, 버드나무 가지들이 불규칙적으로 뻗어 있어 조심해야 했다.
낮의 버드나무는 채비가 걸렸을 때 회수가 가능하지만, 밤낚시는 그렇지 못하다. 어쩌다 회수한다고 해도 걸린 채비가 버드나무를 심하게 흔들어 버드나무 가지 방향이 바뀌고 그 소음으로 붕어가 다가오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밤 시간대에 버드나무에 채비가 걸리면 그 낚싯대를 포기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낚시 조과에도 좋을 것이다.

◆붕어 낚시는 정적이기도, 동적이기도 하다.
낚시 채비는 세심하게, 낚시할 때는 필요한 동작만을 취하고, 심한 소음도 자제해야 한다.이렇게 말하면 접근하기 힘든 취미생활이 낚시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입문자는 단순히 자연을 즐기는 여유로운 마음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붕어낚시를 접하고 수차례 출조를 다니다 보면 낚시 친구의 도움말도 있을 것이고, 스스로 대처하는 능력 또한 길러진다.
이곳의 저녁 식사 시간은 오후 4시에서 5시쯤이다. 관리인이 좌대를 한 바퀴 돌며 식사를 가져다준다. 저녁 식사 시간이 좀 이른데, 케미를 밝히는 밤낚시가 붕어낚시의 주력이기에 낚시인들이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관리인의 배려이다.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아피스 천년지기' 2.6칸대부터 3.4칸대까지 8대의 낚싯대로 미끼를 달고 있던 와중, 먼저 미끼를 투척한 왼쪽에서 2번째 있는 3.2칸대의 찌가 꿈틀댄다. 하던 행동을 멈추고 그곳을 응시하는데 부드럽고, 시원하게 찌를 올려주는 입질이다. 붕어다! 틀림없는 붕어의 입질이 맞다. 힘찬 챔질을 했더니, 생각보다 더 순간적인 힘이 느껴진다. 35cm의 붕어. 생각지 못한 순간에 나온 첫 붕어가 오늘 밤낚시를 기대하고 설레게 한다.

◆붕어 낚시 미끼
고삼지 산란붕어 낚시의 미끼는 가능한 많은 종류의 미끼를 준비해가는 것이 손맛 볼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옥수수 글루텐과 딸기향, 바닐라향 글루텐, 요즘 유행하는 한강어분 글루텐, 마트에서 파는 옥수수 캔도 준비한다. 이곳은 배스나 블루길이 많지만, 지렁이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지금은 산란철이어서 상황이 좋다지만 고삼지다. 고삼지는 밤새 붕어를 구경도 못 하거나, 한 마리의 붕어만 나올 때도 있어 다양한 미끼로 공략하는 것이 낚시를 마치고 돌아갈 때 아쉬움이 덜할 수 있다. 좌대 주위로 어둠이 내려올 때쯤 전자 케미로 바꾸었다.

◆행복을 가져다준 낚시
어둠과 함께 고요하고 평온함도 내려오며 행복하다. 이 기분이 낚시를 계속하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도심의 네온사인과 코로나19로 힘들었을 나의 눈과 귀, 그리고 마음마저 치유 받는듯한 이 기분이 너무도 좋다.
오랫동안 낚시가 이어지고, 두어 시간 마다 미끼를 교환해주기도 귀찮고 해서 미끼를 캔 옥수수 알갱이로 바꾸자는 생각을 할 즈음 날이 밝아져 온다. 낚시만 하면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흐르는지 모르겠다.

여명이 밝으니 역시나 물안개의 이동이 눈에 들어온다. 물안개가 한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고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고 사라졌다가 이내 나타나는 풍경이 이 세상이 아닌 몽환적 느낌이 밀려든다. 행복감도 함께 밀려든다.
날이 밝아올 때는 붕어 낚시의 황금시간이다. 밤에는 이렇다 할 찌 올림이 없어 자연을 느끼며 여유로움을 만끽했으니 이제 조과를 올려보자는 마음으로 찌를 응시했다. 역시 낚시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가 보다. 다시 사회로 돌아가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는 와중에 3.4칸의 6번째 찌가 꿈틀거림과 동시에 오르기 시작한다. 그 순간 실제의 시간은 길지 않지만 내 마음 내 눈으로 다가오는 그 찌 올림은 밤을 지새운 시간만큼 길게 느껴진다. 원 없이 찌 올림을 즐기고 마지막 순간에 챔질했다.

챔질 순간부터 크기가 심상치 않은 느낌! 바로 붕어 제압에 들어가야 했다. 행운의 붕어가 버드나무 사이로 들어가 버리면 끝이다. 신중하고 강하게 제압하여 끌어올린 떡붕어가 48cm의 대물이다. 심장이 요동치고 온몸이 짜릿하며 밤을 새운 피곤함은 없어지고 오히려 몸 상태가 좋아졌다.
"올해 붕어 낚시는 이제 살살해야겠어." 라고 함께한 친구에게 허풍도 떨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낚시지만, 운 좋게도 오늘의 낚시는 짜릿함과 함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이지만, 주변의 가까운 저수지나 강가를 찾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신국진 한국낚시채널 FTV 제작위원,아피스 홍보이사
유튜브 <신국진어디가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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