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 한쪽에 놓인 동전 모금함.
눈길이 부끄러운 듯 구석에 쪼그리고 자릴 잡았습니다.
삭풍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니 제법 묵직해졌습니다.
대구은행 계산동지점에서 지난 1년간 모인 동전을 세었습니다.
손톱만한 크기, 불면 날아갈 듯 가벼운 10원짜리가 수두룩합니다.
모두 11만6천270원.
꾀 큰 금액에 직원들은 절로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강물도 한방울의 빗방울에서 시작했다죠.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만 4천13만7천699원이 모였습니다.
대구 1천7백96만1천119원, 경북 2천2백17만6천580원입니다.
금융권에서 행정복지센터까지 980여 곳 동전 모금함에서
고객이, 민원인이 한 닢 두 닢 보태고 또 더해 이만큼 커졌습니다.
동전은 긴급지원이 필요한 이웃에게 쓰였습니다.
전기와 수돗물이 끊긴 가정에 전기세와 수도세가 됐습니다.
치료를 미루던 아이에게 아픔을 더는 병원비가 됐습니다.
폐지줍는 어르신에게 소중한 마스크가 됐습니다.
밥을 거르던 친구에게 따듯한 밥 한끼가 됐습니다.
어느 소녀가장에겐 그토록 갖고 싶었던 예쁜 크레파스가 돼 주었습니다.
다보탑을 품은 10원, 벼이삭이 새겨진 50원...
쓸곳 없는 작은 동전이 누군가를 찾아가 짠한 선물이 되었습니다.
기부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서랍속 잠자는 동전을 깨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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