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지 않습니다."
골프 중계에서 해설자가 흔히 하는 말이다. 홀컵을 향한 어프로치 샷이 버디를 할 만큼 가깝지 않지만, 보기를 할 정도로 멀지도 않을 때 해설자는 자연스럽게 이런 표현을 한다.
좋고 나쁨 없이 어색하게 들리는 이 말은 골프뿐만 아니라 여러 스포츠에서 관전평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구 연고 프로 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FC의 개막 성적표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들을 만하다.
삼성은 홈그라운드에서 3연패를 당하며 힘겹게 출발했다. 지난 시즌 상대 전적(9승 1무 6패)이 나쁘지 않았던 NC 다이노스에 싹쓸이를 당한 것. 삼성의 개막 후 3연패는 이전까지 두 차례(1999, 2012년)뿐이었기에 충격적이었다.
팀 분위기가 험악해질 우려가 높았지만 삼성은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에서 2승1패로 우세를 보이며 수렁에서 벗어났다.
우승 전력이 아니고 가을 야구 진출이 목표인 삼성이기에 개막 6연전의 2승4패는 팬들이 봐줄만하다.
그럼에도 삼성의 앞길은 가시밭길이다. 1, 2, 3선발이 승리를 맛보지 못했고 핵심 타자 구자욱은 겨우 4경기를 치르고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타석에서는 2번 김동엽만 자리 잡는 모습이고 1, 3, 4번은 열심히 찾아봐야 할 듯하다.
삼성의 초반 슬로 스타트는 어색한 일이 아니다. 오승환이 복귀할 때까지 4할 이상 승률로 버틸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구FC는 지난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인천이었기에 승점 3을 챙겨야 했지만 1점을 얻었다.
올 시즌 경기 수가 축소됨에 따라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면, 아쉬운 결과이다.
그러나 이날 홈 팀 인천이 실점하지 않는 데 중점을 두고 철저히 잠그는 경기를 했을 정도로 대구는 강한 전력을 인정받았다. 인천은 경기 내내 용병 미드필더 마하지에게 대구 공격의 핵인 세징야를 전담 마크시키는 특명을 내렸다.
대구는 지난해보다 풍부해진 엔트리를 선보였다. 공격진에는 김대원-세징야-에드가 라인에 데얀이 후반 조커로 가세해 상대 수비진을 위협했다. 미드필드진에선 황태현과 이진현이 대구 유니폼을 입은 첫 경기에서 베스트 11로 나서는 등 스쿼드가 탄탄해졌음을 알렸다.
스리백 김우석(187cm)-정태욱(194cm)-홍정운(187cm)의 피지컬은 위압적이었다.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스리백이 가세한 가운데 에드가(191cm), 데얀(187cm) 등이 엄청난 높이를 과시했다.
대구는 지난해 38경기에서 13승16무9패를 기록하는 등 역대로 무승부가 많은 팀이었다. 3무는 1승2패와 승점은 3으로 같지만 팬들은 1승2패에 더 환호한다. 무승부를 줄이는 게 대구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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