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4·15 국회의원 총선거는 '부정·조작 선거'였다며 관련 자료에서 도출했다는 'follow the party'에 대해 전문가들이 "뭘 어떻게 해서 찾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나타냈다.
민 의원 스스로도 도출 원리를 모르는 것 아니냐는 의문부터, 더 정확히 설명해 달라는 요구 목소리가 나온다.
민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부정선거에 중국 공산당 해커가 개입해 전산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이번 일을 꾸민 해커가 교묘하게 여러 숫자를 조합하고 재가공해 지문을 남겨놨다"며 "지문을 살펴보니 'follow the party'라고 나왔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구호가 '영원히 당과 함께 가자'인데, 구호에서 '영원'을 빼면 'follow the party'가 된다는 설명이다.
민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해커들이 게리맨더링(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임의로 획정하는 것)을 응용, 선거 당일 득표율 50% 이상의 유리한 지역에서 50% 미만의 지역에 (사전투표) 득표수를 보내 불리한 곳을 유리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글에서 민 의원은 "이동시키는 표 값은 피보나치 수열로 만들어진 숫자이며, 무작위 순위를 2진법으로 변환하고 앞에 0을 붙이면 'follow the party'라는 문자로 변환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합당 사전투표는 건드리지 않고 민주당의 사전 투표수를 조작했다면서 실제 결과와 표 차이는 통합당이 아닌 민주당 표에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이 스스로도 자신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 의원은 문자 도출 원리 등을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중국 해커 개입)설명을 하기 위해선 공부가 필요하다. 공부를 제가 좀 더 해야 될 것 같은 생각도 있다. 여러분들께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련 전공자들도 민 의원의 주장 속 어휘들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컴퓨터공학 전공 대학생 A씨는 "2진법은 어떤 숫자를 0과 1만 이용해 자릿수를 높여가며 표시하는 것이다. 피보나치 수열은 한 숫자에 다른 숫자를 더해 나온 값에 이전 숫자를 다시 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10진법 숫자 3은 2진법 숫자 '11'이다. 0과 1로 시작하는 피보나치 수열은 '0+1=1', '1+1=2', '2+1=3', '3+2=5', '5+3=8' 등으로 거듭해 커진다.
A씨는 "컴퓨터에선 일반적으로 2진법 코드로 문자를 표현한다. 피보나치 수열도 흔히 쓰는 것"이라면서도 "(민 의원의 주장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민 의원이 말하는 '이동시키는 무작위 순위'가 뭘 지칭하는 것인지, 어디서 나온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민 의원이 'follow the party'의 정확한 도출식을 공개하지 않아 '해커 개입설'을 입증할 증거조차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보수 유튜버와 누리꾼들은 그 원리에 대한 의문을 뒷전으로 하고 그저 "중국 해커가 이번 선거를 전산조작 했다"는 등 'follow the party'라는 문장만 확대 재생산 중이다.
한 누리꾼은 "특정 숫자를 이진법으로 바꿔서 'follow the party'가 나온건 알겠다. 그 숫자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알려 달라"면서 "도출 과정은 대폭 생략하고 결과물과 주장만 내놓은 (민 의원) 기자회견은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 의원 주장에 대해서는 소속 정당 의원들조차 '괴담' 수준이라며 고개를 젓고 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22일 "민 의원이 새로운 주장을 내놨다. 중국 해커가 전산을 조작해 심은 암호를 본인이 풀었다는 것인데, 이 암호는 민 의원 본인만 풀 수 있다"면서 "몇 단계 변환된 암호 원천 소스의 출처를 아무도 알 수 없다. 좌충우돌 민경욱 배가 이제 산으로 가다못해 헛것이 보이는 단계"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김종인 통합당 비생대책위원장 내정자도 민 의원 주장에 대해 "내가 그렇게 신빙성을 두지 않기 때문에 특별하게 얘기할 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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