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로 창궐한 이후, 지구촌 모두가 미증유의 홍역을 앓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아마도 한 사건이 전 세계를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 경우는 코로나 사태가 처음일 것 같다.
물론 최근에도 전 세계를 위협하는 대역병(大疫病)이 있었다. 2014년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에볼라 공포로 유명한 에볼라 열성 감염, 2015년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끼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이 있었으나 전 세계적인 영향은 미미했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 이전의 자유롭고 활발한 인적, 물적, 문화, 스포츠 교류가 상당부분 훼손되어 특히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제 스포츠 행사도 무기 연기된 상태이다.
바이러스 유행병 단계는 규모에 따라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계절성 독감 같은 특정집단이나 지역에 국한된 집단발병(아웃브레이크),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같은 해당 지역을 넘어 타 지역이나 다른 국가로 확산되는 유행병(에피데믹), 그리고 코로나19처럼 여러 국가 또는 대륙으로 광범위하게 퍼지는 대유행병(팬데믹)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1부터 6단계까지 분류하는데 팬데믹은 최고 단계인 6단계에 해당된다. 팬데믹이란 제한된 지역이 아닌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컫는 말로 WHO는 전염병이 특정 권역 창궐을 넘어 2개 대륙이상으로 확산 될 때 선언한다. WHO가 1948년 설립된 이래 팬데믹을 선언한 사례는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과거에도 세계사 흐름에 영향을 끼친 전염병이 있었다. 일례로 중세 유럽의 붕괴를 가져온 흑사병과 잉카제국의 멸망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 천연두 대유행 등이다. 그때는 오늘날과 같이 의료 기술이 발달하지도 않았고, 치료약도 없던 때여서 환자가 생기면 그 집에 못질을 하고 불태워 버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20세기에 들어서, 과학문명의 발달로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고 치료 약제를 개발함으로써 인류는 전염병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는 지금 전염병 공포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성 전염병은 아프리카와 같은 저개발국가나 중국같이 일당 독재에 의한 정보통제가 심한 인구 밀접 국가에서 발생한다. 일단 전염병이 발생하면 이동 수단의 발달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전파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염병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한데 이제 전염병은 한 국가 단위의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국제적 의료공조와 체계적인 방역대책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도 체계적인 전염병 예방 수칙, 전염병 집중치료병동 확충, 전문 의료인 양성 및 국가 검역 시스템을 재 구축해야한다. 그리고 국제의료단체와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또 다른 '코로나 사태'를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국제적 책무에 힘써야 한다. 국제적 공조에서 얻어지는 임상 경험과 질병에 대한 과학적 지식은 결국 우리 국민의 보건안전에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국가적, 국민적 차원에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고석봉 대구가톨릭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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