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수의 이빨]‘막말 북로야불’ 야당엔 불호령, 북한엔 순한 양

북한 일개 옥류관 주방장의 문 대통령 조롱·개무시에도 ‘묵묵’
북한에 따끔하게 질책할 때 “삶은 돼지머리가 울 일”

이번주 [야수의 이빨]은 최근 연일 내뿜는 북한의 막가파식 발언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비겁하고 졸렬한 행태를 비판한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해 비굴할 정도로 저자세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의 자존심은 땅바닥에 내팽개쳐 졌다. 야수(TV매일신문 권성훈 앵커)는 북한이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라고 할 때는, 남한도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겨냥해 '생 돼지머리가 울 일'이라고 되맞아라고 촉구했다. 북한의 말과 행동은 거친 외교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예의에 벗어난 반인륜적 깡패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다. 이런 경거망동은 16일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 건물 폭파까지 이어지고 있다.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 2년 전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리선권 현 외무상( 당시 조평통 위원장)이 어떻게 감히 대한민국 대기업 총수들에게 향해 "랭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는 개보다 못한 폭언을 일삼은데 대해 야수는 "북한이 남한을 우습게 보지 않게 하려면, 막무가내식 발언과 행동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재인 정부는 막말에 관한 한 '북로야불'. 풀어쓰면 '북한의 막말은 로맨스, 야당의 막말은 불륜'이라는 식이다. 북한의 개쌍욕에 가까운 폭언과 협박에도 묵묵부답 또는 동문서답(대화의 문은 열려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 진의를 파악중, 미사일 아니고 발사체 등)으로 화제를 돌리거나 못들은 척 한다. 반면 제1야당(미래통합당) 의원들의 일제시대 또는 5·18민주화운동, 세월호,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위대함에 대해서는 아예 다른 시각의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도록 아예 입을 틀어막고 처벌을 주도할 정도로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행태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성토했다.

한편, 야수는 현 정부를 대신해 "옥류동 주방장 오수봉 군! 오지랖 넓게 정치에 끼여들지 말고 요리에나 신경 쓰라우. 백두혈통인지 금강혈통인지 모르겠지만 2인자 김여정도 남한에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내치에나 신경써라우~~"라고 북측에 맞받아쳤다.

※[야수의 이빨] 6월16일 대본

제목="진정 막말이란?"

"평화경제? 삶은 소대가리도 웃을 일이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지난해 8월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조롱성 비난발언입니다. 그리고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 말라우"

북한이 지난해 4월12일 문재인 정부에게 북미대화에 끼워들지 말라고 불만을 표출하며 했던 충고입니다.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는 것이 좋겠습메다."

13일 조선중앙 통신이 전한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의 발언인데, 북미 대화 조속 재개를 위한 노력하겠다는 남한의 입장에 대해 단칼에 '개소리'라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아니~~, 랭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메까?"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고 하는데. 2년 전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리선권 현 외무상, 당시 조평통 위원장이 대한민국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상상을 초월한 발언을 했습니다. 우리 대기업 총수들을 악덕 자본가로 보고, "돈도 안갖고 북한에 뭐하러 왔는냐? 공짜 랭면 맛보러 왔냐"고 악의적인 핀잔을 준 겁니다. 지구상의 이런 예의가 어디 있습니까? 아마도 대기업 총수들이 랭면이 목에 걸려 식겁을 했지 싶습니다.

"평양에 와서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 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이 없습메다."

놀라지 마십시오. 13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에 공개된 이 말은 일개 옥류관 주방장 오수봉 씨가 남한의 최고 존엄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지껄인 말입니다. '전 세계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제 귀를 의심하게 됩니다.

"남쪽 동네에는 아직도 숨이 붙어 어정거리는 똥개들과 무맥한 당국의 허수아비들이 감히 어디다 대고 삿대질을 하며 개XX을 부린단 말인가"

14일입니다. 북한 노동신문이 2인자라 불리는 백두혈통 김여정의 말을 강조하며 실은 내용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이 남한을 향해 내뱉은 막말 중 대략 기억에 남을 만한 여섯 가지 정도를 어설픈 성대모사까지 섞어가며 한번 되내어 봤는데요. 시청자 여러분이 듣기에도 참 민망하죠? 이 말을 그대로 전하는 저 역시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합니다. 이 막말을 그냥 '거친 북한식 외교화법'이라고 넘어갈 수 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자존심은 어디 갔습니까? 국민들은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이 쌍욕을 먹는데도 가만히 두고 봐야 합니까? '같이 대응하면 둘다 쌍놈이 되기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처럼 오른 뺨을 때리면 왼 뺨을 내밀어야 합니까.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어이가 없을뿐더러 온 몸에 세포가 마비될 지경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그리는 한반도 평화가 이런 겁니까? 그냥 무작정 참고 평화와 대화를 구걸하는 거. 막말도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고, 평화에 가장 큰 걸림돌인 핵개발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도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우리만 그냥 평화라고 주장하면 그게 평화입니까? 3년 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TV토론회에서 말한 그야말로 '위장평화' 그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닙니다. 국민들은 이제야 그 실체를 보고 있는 것인 줄도 모릅니다.

처음부터 너무 이상했습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부터 제1차, 제2차 북미정상회담 등이 남과 북이 정권 차원에서 뭔가 거래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2년 전에는 북미정상회담을 6.13 전국 지방선거 하루 전에 열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다 빨아들였고, 결국 대구경북만 빼고 파란색 물결로 도배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북한이 내뱉는 저질 막말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뭔가 남한이 북한에 줘야할 것이 있는데 안 주는 듯한 뉘앙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앞방은 들어왔는데, 뒷방으로 약속한 걸 왜 안주느냐'는 식입니다. 국회 승인을 얻어 합법적으로 도와주는 남북협력기금을 제외하고 뭔가 다른 댓가가 뒷거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북한이 대놓고 어름장을 놓고, 협박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국민들이 잘 모르는 뭔가가 있다면, 현 정부는 공개해야 할 겁니다. 자칫 북한에서 그 뭔가를 폭로할 수도 있을 듯한 분위기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벌써 집권 4년차에 접어들었는데요. 참 앞뒤가 안 맞습니다. 제1야당 또는 야권의 주요 정치인에게는 그렇게 막말 프레임을 씌워서, 아예 일제강점기, 5.18민주화운동이나 세월호 등에 대해서는 '성역'처럼 아예 다른 얘기는 언급조차 못하도록 강한 비난이나 벌떼 공격을 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 대꾸조차 못합니까.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권력세습 3대 부자보다 못한 독재자들입니까?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또 누군가 정부나 여당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면, 메시지를 보지 않고 메신저를 공격하는 수법도 그렇습니다.

왜 이렇게 본말이 전도된 것일까요.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로 간다면, 북한은 대한민국을 더욱 우습고 보고 함부로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반대로 함 생각해 봅시다.

우리 정부에서 북한의 최고 존엄 김정은을 향해 "삶은 돼지머리가 소대가리 나무라나", 2인자 김여정을 향해 "서울의 화려한 모습에 눈깔이 디비져가 좋단다"고 발표하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북한은 그래도 되고, 우리는 안됩니까? 그러면 전쟁 납니까? 참 속이 터집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로켓맨"이라고 조롱하자, 북한이 "미치광이 늙다리"라고 맞받아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좀 웃기기도 하고, '표현 참 직설적이고 찰지다'고 여겼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렇게 서로 주고받으면 안됩니까. 뭘 잘못했기에 또 뭘 저당잡혔기에 북한 주방장 따위가 모욕감을 주고 조롱을 해도, 백두혈통이라고 하지만 새파랗게 어린 김여정이 개쌍욕을 해도 그냥 처듣고 있어야 합니까. 속도 배알도 없고, 실컷 퍼주고 당한 후에 또 욕까지 처듣는 정부, 이것이 자유 대한민국의 웃픈 현실입니까?

이런 상황이 떠오릅니다. 아들이 폭력 아버지와 같이 식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다 실수로 국을 엎지르고 손까지 디었는데, 아버지한테 귓방망이 얻어맞고 쌍욕까지 들으며 밥도 못먹고 쫓겨난 신세라고 할까요.

바로 결론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 대해서 그렇게 막말프레임을 씌워 맹공을 퍼붓더니, 정작 개막말을 하는 북한에 대해서는 아예 댓거리조차 못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 정말 이 나라 국민으로서 부끄럽습니다. 차라리 할 말하고, 북한이 어떻게 나오는지 함 봅시다. 같은 저질 쌍욕으로 대응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북한에 따끔하게 질책하십시오. "옥류동 주방장은 정치에 관심끄고 요리나 열심히 하고, 김여정은 남한에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내치에나 신경써라"고.

- 이상, 야수의 이빨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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