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일인 7일 미국과 대화 가능성을 다시 한번 일축하면서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의 반전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북한은 북미간 촉진자 역할을 모색하는 남측을 향해서도 '삐치개질(참견질)을 그만하라'고 비난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다시 한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4일 담화에서 "조미(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거듭 대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권 국장은 또 "어떤 인간들은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가 '미국이 행동하라는 메시지'이고 '좀 더 양보하라는 일종의 요구'라는 아전인수격의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최근 북한의 행보가 미국과의 '기싸움' 차원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권 국장은 북미대화 가능성을 띄운 남측을 향해서도 '오지랖', '삐치개질', '잠꼬대' 등의 표현을 동원해 비꼬았다. 그러면서 "보기에도 딱하지만 중재자로 되려는 미련이 그렇게도 강렬하고 끝까지 노력해보는 것이 정 소원이라면 해보라"면서 "그 노력의 결과를 보게 되겠는지 아니면 본전도 못 찾고 비웃음만 사게 되겠는지 두고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날선 반응에도 비건 부장관은 9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미국의 유연한 태도를 강조하며 북한에 협상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고 입장을 정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더라도 그 이후에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남아있다.
북한이 이번 최선희 부상, 권정근 국장 담화에서도 미국 정부나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지 않았으며 권정근 국장의 담화가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 등에는 실리지 않은 점도 북미관계에 여지를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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