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꿈을 키우는 공간, 학교'…대구시교육청, 고교끼리 또는 고교-대학 연계 교육과정 운영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공모사업 선정
칠곡과 달서구 중심으로 '꿈키움 선도지구' 운영
고교 간 교육과정 공유, 고교-대학 간 연계 교육 강화

앞으로 고교 현장에선 좀 더 다양한 선택과목이 개설, 운영된다. 학생이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취지다. 선택과목 중 물리학실험 수업에 참가 중인 고교생들. 대구시교육청 제공
앞으로 고교 현장에선 좀 더 다양한 선택과목이 개설, 운영된다. 학생이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취지다. 선택과목 중 물리학실험 수업에 참가 중인 고교생들. 대구시교육청 제공

고교학점제가 2025년 전면 도입된다. 이 제도는 현재 대학 학사 제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교실을 옮겨가며 선택한 수업을 듣는 교과교실제와도 유사한 면이 있다. 고교생이 자신의 희망 진로와 적성에 맞춰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게 길을 열어 놓은 것이 이 제도다.

이에 따라 기존의 고교 교육 환경도 크게 달라진다. 평가 부문만 해도 상대평가로 석차 등급을 매기던 방식에서 절대평가를 바탕으로 성취도로만 평가하는 형태로 바뀐다. 개설되는 과목도 다양해지는 등 교육과정이 변한다. 큰 변화가 한 번에 이뤄지는 데는 부담이 뒤따른다.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사업'과 같은 완충 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꿈키움 선도지구는 북구 칠곡과 달서구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꿈키움 선도지구'로 선정된 달서구 고교의 선도지구 운영 모형.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의 북구 칠곡과 달서구는 고교학점제 '꿈키움 선도지구'다. 교육부가 2020학년도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운영 공모 사업'을 시행한 가운데 지난 3월 대구에선 이들 두 곳이 선정됐다. 이 지역들에 초점을 맞춘 것은 수성구와 비수성구간 교육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게 대구시교육청의 설명이다.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운영 공모 사업'은 개별 학교의 역량을 넘어 교육청과 지자체, 대학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 체제를 구축해 지역 내 고교 교육의 혁신 모델을 발굴하려는 시도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학교 교육과정 운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애초 시교육청이 칠곡과 달서구를 사업 대상지로 한 것은 학교별 교육과정 다양화와 특성화가 공유, 확장되기 용이한 곳으로 봤기 때문. 이미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 고교들이 있는 데다 지자체와 대학 등 지역 사회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여건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두 지역은 학교별 교육과정 특색이 두드러지는 곳. 칠곡에는 자율형공립고 2곳, 과학중점학교, 미술 및 소프트웨어 특화 교육과정 운영 학교,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등이 자리잡고 있다. 달서구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2곳, 외국어 특화 특수목적고, 교과 특성화 및 과학 중점과정 운영 학교 등이 있다.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꿈키움 선도지구'로 선정된 북구 칠곡 지역 고교의 선도지구 운영 모형.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역사회 자원도 괜찮다. 칠곡 지구는 인근 경북대, 대구과학대, 대구보건대 등에서 학기마다 융복합 강좌, 특기적성 강좌 등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달서구 경우 고교와 계명대와 손잡고 고교 연계 정규 교과목을 개설해 운영한다. 북구청과 달서구청 역시 우수고 지원 사업과 학생 연합 동아리 지원 등 학교 현장을 뒷받침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번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서 두 지역은 3년간 예산 약 17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배종열 장학사는 "칠곡과 달서구 모두 고교와 대학, 지자체가 연계된 공유 캠퍼스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올해는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과 대학 연계 정규 교육과정부터 적극적으로 개설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웃 학교에서 선택과목 수강 가능

앞으로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비해 고교 간 교육과정 공유 등 다양한 선택과목을 함께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난다. 선택과목 중 생명과학실험 수업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앞으로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비해 고교 간 교육과정 공유 등 다양한 선택과목을 함께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난다. 선택과목 중 생명과학실험 수업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교육과정은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할 내용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편성한 기본 계획이다. 학교 교육의 뼈대인 셈.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 교육과정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교육부가 올해 '고교학점제 선도지구 운영 공모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교육부는 이 사업을 통해 고교학점제에 맞춰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 경우 이 사업의 첫 단추로 '꿈키움 스쿨'을 운영한다. 인접 학교 간 교육과정을 공유, 특정한 때에 학생이 원하는 선택과목을 이웃 학교에서 수강하는 것이다. 이른바 '공유 캠퍼스'다.

'꿈키움 스쿨' 과정에 참여하는 학교는 10곳. 대구상원고와 영남고, 경화여고와 원화여고, 강북고와 영송여고 등이 짝을 이뤄 이 과정을 운영한다. 각 학교가 갖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이웃 학교와 나누는 것이다. 학생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을 서로 덜어주는 시도다.

이들 고교에는 드로잉, 과학사, 심리학, 국제경제, 물리학실험 등 모두 14개 과목이 운영된다. 가령 영남고는 전문교과Ⅰ 영역의 '사회과제연구', 대구상원고는 '응용프로그래밍 개발'을 개설한다. '사회과제연구'를 수강하고 싶은 대구상원고 학생은 영남고에 가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낯설지 않은 말이 된 게 원격 수업. 등교 수업이 여의치 않았던 탓에 본격화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일상에 자리를 잡았다. 이왕이면 이 인프라와 노하우를 활용하자는 얘기도 많다. 시교육청 역시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공동교육과정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배 장학사는 "현재 '꿈키움 스쿨'은 방과후나 주말에 주로 운영되고 있다"며 "향후 이 과정이 더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두 학교 간 교육과정과 학사일정을 조율해 정규시간 내 운영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했다.

■고교학점제는?

고교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다양하게 선택해 배울 수 있게 한 교육과정 이수·운영 제도. 누적 학점이 일정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할 수 있다.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참여형 수업을 늘리는 한편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 세계와 고용 구조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 체제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도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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