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김영만 군위군수 결단을 내려야

김석기 국회의원

김석기 국회의원
김석기 국회의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후보지를 결정짓는 운명의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 공항을 만들어 대구경북의 미래를 활짝 여는 것은 우리 지역민 모두의 간절한 염원이다.

필자는 한국공항공사 사장 재임 중 최고 당기 순이익을 올렸고 만년 적자 지방 공항의 흑자 전환 토대를 마련하는 등 공항 경영 능력을 평가받은 바 있어 공항의 존재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지 지방자치단체는 공항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건다. 왜냐하면 공항을 자기 지역에 유치하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 사회간접자본(SOC) 등 새로운 인프라가 생기고 수백만~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공항을 이용하면서 생기는 일자리 창출 효과와 경제 유발효과로 천지가 개벽할 정도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이 완성돼 운항이 시작되면 군위와 의성은 경북 기초자치단체에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도시로 격상하게 될 것이다.

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이 '우물 안'을 벗어나 탁 트인 세계로 나아가는 '희망의 문'이다. 이번 기회에 이 희망의 문을 열지 못한다면 후손들에게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말 것이다.

통합신공항이 성공적으로 들어서면 대구경북이 다시 글로벌 도시로 탄생하고 전 세계를 잇는 하늘길을 열어 항공 중심지로 거듭나게 돼 재도약의 탄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은 공항을 중심으로 주변 경제를 발전시키는 '임공경제'(臨空經濟)를 채택해 공항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구가하고 있다. 공항을 중심으로 교통 네트워크 연결, 대외교류, 산업 클러스터 등의 기능은 물론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지역 균형발전과 산업 발전을 선도해 나가는 역할을 한다.

영국의 작은 도시 '하운슬로' 공항도 지역경제의 거점공항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운슬로는 런던 등 수도권과 20여㎞ 떨어진 작은 마을로 풍부한 관광자원도 없는 평범한 도시다. 그러나 공항이 들어서면서 사방으로 뚫린 도로망과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대도시 못지않은 명품도시로 탈바꿈했다.

통합신공항은 연간 1천만 명의 승객을 수용하고 10만t 이상의 화물을 처리한다. 또 통합신공항 건설은 단거리 위주 노선을 벗어나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수요에 대비한 국토 중·동부권의 관문공항을 건설하는 중차대한 일이다. 신공항과 배후 지역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9조원을 들여 광역철도망도 구축된다. 대구와 경북의 미래 지도가 바뀌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셈이다.

대구경북이 현재 처해 있는 현실을 감안해서라도 더 이상은 안 된다. 통합신공항 문제가 불거지자 부산·울산·경남은 기다렸다는 듯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만약 통합신공항이 무산되거나 부·울·경 쪽에 동남권 신공항을 선점당하게 되면 향후 벌어질 동남권신공항 유치 경쟁에 대응할 동력까지도 상실하게 된다.

이제 공항 이전을 위한 종착역까지 왔다. 만일 공항이 공동후보지로 결정되면 당장은 속상하고 허탈할지는 몰라도 군위군의 미래를 생각하면 생각을 달리할 수 있다고 본다.

김영만 군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물론 군수가 지역민의 여론을 존중하는 자세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지역민과 지역의 미래가 확실히 담보돼 있는 이 중차대한 일에 지역 주민의 뜻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 군수도 어느 길이 옳은지 고민할 것이다. 우보만을 주장하는 군민들도 다시 한번 냉철하게 생각해 봐 주길 바란다. 대구경북 모두가 잘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김석기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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