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CHECK] 동시집 '발을 잃어버린 신'

발을 잃어버린 신 / 이재순 지음 / 아동문예 펴냄

이재순 시인의 여섯 번째 동시집이다. 시집은 제1부 '헬리콥터 팔', 제2부 '머릿속 열쇠', 제3부 '귀도 잠을 잔다', 제4부 '컴퍼스의 꿈'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60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시멘트 갈라진 틈에/ 뿌리 내린 바랭이/ 먹이 물고/ 힘겹게 가는 개미/ 틈 속에 빠질까/ 징검다리 되네'('징검다리' 전문)

이 시인의 시는 진실하고 단아하며 도시적인 감성이 녹아 있다. 필요 이상의 수식과 설명을 배제하고 지나친 감정의 노출도 피한다. 그러면서 시적 대상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근간을 이룬다. 우리 주변에 있는 물질과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주고, 그것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를 은근슬쩍 녹여 넣는다. 그래서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향기 같은 여운이 남는다.

이 시인은 인사말에서 "글을 쓰는 시간이 행복하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의 마음이 되어 쓰는 글, 동시를 쓸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면서 "어린이 여러분도 동시의 맛과 멋을 느끼며 틈을 내어 읽기도 하고, 외기도 하면 좋겠다. 친구와 부모님께도 읽기를 권하고, 또 함께 낭송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청호 아동문학가는 "이재순의 시는 동심을 담은 온유한 인식과 그것을 시로 빚어내는 솜씨가 독특하다. 그의 시는 투박하지 않고 잘 짜여진 구조 속에 명징한 언어로 형상화돼 있다. 또한 동심과 생활에 밀착돼 있어 상큼하며 생동감이 있다"고 평했다.

안동 출신인 이 시인은 초교 교사, 장학사, 교장 등을 역임했다. 1991년 월간 한국시 동시부문 신인상, 2017년 한국동시조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별이 뜨는 교실', '큰 일 날 뻔했다', '집으로 가는 길', '귀가 밝은 지팡이', '나비 도서관' 등의 동시집을 냈다. 124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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