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장벽보다 더욱 큰 장애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1일 대구 국제남구발달장애인활동센터에서 만난 사회복지사 김명미(39) 씨는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장애인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중국 웨이하이(威海)에서 한국에 본사를 둔 업체에 취직했고, 그곳에서 한국인을 만나 결혼했다. 또 이제는 한국에서 사는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남편과 결혼 후 중국에서 생활하기 위해 집을 매입해 살고 있었지만, 아이들의 교육 문제 등으로 한국으로 오게 됐다"며 "한국어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 생활은 너무나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일 한마디도 못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고 그때마다 너무 외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어머니의 권유로 따라간 교회에서 한국어·한국문화 등에 관해 공부했다. 김 씨는 "교회에 다니며 재능기부를 하시는 분들에게 1년 넘게 한국어를 배웠다"며 "그들을 따라 시간이 되면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왔다"고 말했다. 또 "특히 이주민들이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통역 봉사하는 것을 보고 '나도 언젠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실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많은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봉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 씨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올해 초부터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게 됐다. 특히 그는 자신보다 힘든 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김 씨는 "요양보호사 생활을 하는 시어머니의 권유로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게 됐다"며 "대화가 되지 않는 외국인으로서 한국살이가 쉽지 않은 만큼이나, 발달장애인들도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주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각종 어려움을 겪다 보니 차별받는 삶의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다. 김 씨는 "장애인도 마찬가지이지만 외국인도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제남구발달장애인활동센터에 있는 장애인 친구들은 외국인이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 차별없이 바라봐준다"며 "서로에게 선입견을 두고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다가갈 수 있고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며 함께 생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앞으로도 평등한 한국사회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어를 배우는데 남편이 많은 도움을 줬고 지금은 국제남구발달장애인활동센터의 김경자 사무국장님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나무가 아닌 넓은 숲을 보며 장애인에게도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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