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에서 원삼국·삼국시대의 고분이 발견됐다. 경북 북부권에서는 최초로 확인된 묘제 방식을 보여 고고학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인근에서 오래전 발견된 고분군까지 재조명되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예천군에 따르면 해당 고분은 지난 4월 도로개설 사업 중 낮은 언덕으로 보였던 예천읍 대심리 497번지 일대에서 발견됐다. 이 고분에서는 원삼국 덧널무덤(목곽묘) 1기와 매납 유구 2기, 삼국시대 돌방무덤(석실묘) 2기 등이 발견됐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은 약 200점에 달한다. 목짧은항아리(단경호), 굽다리목긴항아리(대부장경호), 고리자루큰칼(환두대도), 금귀고리(금제이식), 세로긴철갑옷(종장판갑), 말띠드리개(행엽) 등 유물 종류만 20여 개가 넘는다.
가장 주목할 점은 삼국시대 '석실묘'에서 경북 북부권 최초로 특이한 묘제 방식을 취한 흔적인 발견됐다는 것이다. 대부분 발견된 석실묘에서는 바닥에 관을 수평으로 채운 뒤 묘제를 지내는데, 예천의 석실묘는 관을 수직으로 쌓아 제사를 지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이런 방식으로 층층이 관을 쌓아 3차례 이상 추가 장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 사용 시기가 5세기로 추정되는 1호 석실묘는 직경 20m 이상, 2호 석실묘는 직경 12m 이상으로 무덤의 규모도 손에 꼽힌다. 이곳에서는 토기류 50여 점, 철기류 50여 점, 청동 구술 10여 점, 관정 10여 점 등의 유물이 발견됐다.
3~4세기 초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된 목곽묘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으로 판갑이 발견됐다. 갑옷의 앞·뒷면이 모두 쇠로 쌓인 이 판갑은 경북에서는 상주에 이어 두 번째로 출토된 것이다. 이 밖에도 쇠도끼(철부), 쇠창(철모), 환두대도, 타날문단경호 4점 등 철기시대부터 사용된 유물이 다수 나왔다.

이번 고분 발견으로 앞서 발견된 인근 '대심리 고분군'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4~5세기 만들어진 대심리 고분군은 좌측 능선의 하단부 큰화무실 고분군, 상부 화무실 고분군, 우측 능선의 작은 화무실 고분군 등 3개의 군집으로 나뉜다. 여기서는 약 25기의 대형봉토분이 확인됐다. 내부는 목곽묘, 석곽묘, 석실묘 등으로 영남지방의 무덤양식을 보인다.
군은 예천 대심리 곳곳에 분포된 고분이 경북지역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는 가치를 지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고분은 역사적 가치와 희소성 등을 인정받아 복토해 보존할 예정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이번에 발견된 원삼국시대부터 삼국시대의 흔적이 예천의 유구한 역사를 새롭게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예천 지역만의 특이한 묘제 형식은 고고학적으로도 가치 있는 중요한 자료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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