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닭똥집골목 '명품테마로드' 삐걱…주출입구 놓고 갈등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업소 7곳 소유 A기업 "기존 위치 그대로"
대구 동구청 "지분권 큰 업체라 난감"…잡음 계속되자 상인들 분통

대구 동구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의 주출입구를 두고 동구청과 A기업이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상가 인근 이면도로의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동구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의 주출입구를 두고 동구청과 A기업이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상가 인근 이면도로의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 명품테마로드' 사업이 마찰음을 내고 있다.

주출입구 지정을 둘러싸고 대구 동구청과 평화시장 A기업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자, 평화시장 소규모 점포들은 사업이 좌초되지는 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다.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 명품테마로드'는 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에 테마거리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시비 10억원이 들어간다. 대구 동구청은 내년 7월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사업의 밑그림인 주출입구 선정에서부터 생겼다. 당초 동구청은 관련 용역결과를 토대로 새롭게 단장할 닭똥집 골목의 주출입구로 아양로 9길 일대를 지목했다. 8m 정도의 도로 폭으로 통행이 원활하고 접근성이 용이해서다.

그러나 이 계획은 평화시장 토착기업이라는 A기업의 거센 반발에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A기업이 기존 닭똥집 골목 입구를 계속 주출입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기존 골목 입구에는 A기업 소유의 상가들이 즐비해 있다.

A기업이 고수하는 골목 입구는 폭이 약 3m 정도에 불과하다. 통행 불편 등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며 동구청이 난색을 보이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동구청은 묘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A기업이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사업에 지분권이 크기 때문이다. 평화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업소 24곳 중 7곳이 A기업의 소유다.

대구 동구청 관계자는 "사업이 특정 기업만 이득을 보는 방향으로 가선 안되지만, 사업이 진행되려면 A기업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 어떤 요구를 해도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A기업은 개선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의 전통성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A기업 관계자는 "물론 동구청이 제안한 주출입구가 통행 측면에선 장점이 있지만 전통성이 없다"며 "사람들에게 널리 인식돼 있는 기존 골목 입구가 출입구가 돼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것만 지켜지면 구청에 협조를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잡음에 사업이 좌초될까 전전긍긍하는 건 평화시장 소규모 점포 상인들이다.

한 상인은 "인근 상권의 명운이 달린 사업이라 상인들도 테마거리의 성공적 조성이 간절하다"며 "구청과 원만히 협의하길 바라지만 지분이 큰 기업이 갑질을 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새단장을 앞둔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의 출입구 지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지도상 붉은 원은 동구청이, 푸른 원은 A기업이 주출입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곳이다. 네이버 지도 캡처
새단장을 앞둔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의 출입구 지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지도상 붉은 원은 동구청이, 푸른 원은 A기업이 주출입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곳이다. 네이버 지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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