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노래합니다."
10일 대구 달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오금선(42) 재한일본 여성합창단 대표는 "때론 힘들고 지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많은 사람이 행복하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쿄 출신인 오 대표는 8년 6개월 동안 독일 베를린에서 피아노 유학 생활을 했다. 그곳에서 만난 남편과 2011년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 현재 두 아이의 엄마로 사는 오 대표는 대구와 경북에 거주하는 일본 여성을 모아 여성(女聲)3부 합창단 '이코이'를 운영 중이다. 그는 이코이에서 합창단 반주와 운영을 맡고 있다. 그는 "2009년 독일 유학 시절 합창단 반주를 했던 경험을 살려 아이를 키우며 만나게 된 일본 여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던 중 마음이 통해 합창단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 대표를 중심으로 지난 2017년 결성한 '이코이'는 몸과 마음의 휴식을 의미하며, 음악을 통해 스트레스를 비우고 소소한 행복을 찾자는 소망을 담고 있다. 현재 2~3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오 대표는 "처음에는 일본 여성들의 아이들을 위한 모임을 하던 중 전공을 살려 엄마들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일지 고민했다"며 "우연한 기회에 엄마들이 나서 합창 행사를 단발성으로 진행했다. 이후 지속해서 합창단을 했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어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열정만큼은 여느 전문가 못지않았다"며 "단원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활력을 노래하면서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이코이'만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일본 곡을 그대로 합창단이 부르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어로 번역해 부르기도 한다. 또 화음 편성을 다양하고 풍성하게 하거나, 노래 사이에 악기를 넣어 음악을 돋보이게 하는 등 변화도 꾀한다. 특히 오 대표가 자신 있게 소개하는 이코이 대표곡은 '고향의 봄'이다. 오 대표는 "고향의 봄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곡으로 여성2부로 구성된 곡을 여성3부로 편곡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일본노래도 한국어로 번역해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수많은 노력 끝에 한일교류 음악회부터 컬러풀대구페스티벌 다문화경진대회 등 다양한 무대에 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한일 양국 간의 교류를 위해 2018년에는 오카야마, 지난해 쿠마모토와 고베까지 교류 음악회 등에 참여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많은 사람에게 휴식을 선사하고, 민간외교관으로 한일 교류에도 힘쓰고 싶다"며 "무대에 올라 긍정적인 영향력을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코이는 지난 5월쯤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개사해 합창 영상을 만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오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합창 연습을 모여서 하지 못하다 보니 아쉬움이 있었던 중 영상을 통한 합창 기법을 알게 됐다"며 "모두 혼자가 아니야라는 노래의 마지막 구절을 통해 코로나19를 함께 잘 이겨내자는 의미에서 영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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