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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편견 깬 채용…발달장애 청년 2명 디자이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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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사회적 협동조합 '사람과 사람', 발달장애 청년을 디자이너로 채용
발달장애인이 그리는 사회,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 없앨래요."
발달장애인 90% 이상, 학교 졸업 후 경제적 자립 어려운 실정
디자이너들이 그린 그림은 생활소품으로 탈바꿈, "인기 좋아"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사회적 협동조합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사회적 협동조합 '사람과 사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이유정(21) 씨. '사람과 사람'은 발달장애인 청년 2명을 디자이너로 고용했다. 사람과 사람 제공

특수학교 졸업 후 집에만 있던 발달장애인 김진호(20) 씨는 얼마 전 어엿한 '디자이너'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대구의 한 사회적 협동조합에 고용돼 디자이너로 일하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 유난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김 씨는 이제 마음껏 자신의 생각을 도화지 위에 펼쳐낼 수 있다. 김 씨의 부모도 아들이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다.

김 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 없는 세상에서 함께 공감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발달장애인 대다수가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구의 한 사회적 기업이 이들의 재능을 살린 무대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장애인들에게 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는 사회적 협동조합 '사람과 사람'이 지난해 9월, 대구에서 처음으로 발달장애인 청년 2명을 디자이너로 고용한 것이다.

김효현 사람과 사람 대표는 "발달장애인 대다수는 특수학교를 졸업한 뒤 갈 곳이 없다. 주간보호센터도 이용 기간이 정해져 있어 이들은 집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며 "이에 특기가 뛰어난 친구들의 재능을 사회에 알려 경제적 자립을 돕고자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 중 90% 이상이 경제적 자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노무직이나 저임금 노동환경에 놓인 탓에 업무를 지속하기 어려워 다시 집이나 주간보호센터로 돌아가는 일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발달장애 딸을 둔 A(52) 씨는 "구청이나 카페에서 일을 하는 건 운이 좋은 경우다. 직업훈련센터 등을 통해 단순 업무직에 나가기도 하지만 근무 환경도 좋지 않을뿐더러 실업에 취약한 게 사실"이라며 "더 좋은 사회 서비스나 일자리를 찾아 이사를 다니는 부모도 많다"고 했다.

사회적 협동조합
사회적 협동조합 '사람과 사람'에 고용된 발달장애인 디자이너들의 그림으로 만든 머그컵 등 생활소품들. 사람과 사람 제공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달장애 청년들을 디자이너로 고용한 이곳은 청년들의 그림을 머그컵과 텀블러 등에 활용하며 적극적으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추석연휴에는 KB은행과 제휴를 맺어 은행의 VIP 손님을 위한 추석 선물로 제공,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김효현 대표는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우리가 이들을 많이 접하지 않아 생겨난다"며 "이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일자리가 만들어져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반경이 더 넓어진다면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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