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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세' 눌렸나?…독감 환자 96.2% '뚝'

거리두기·방역·위생관리 강화로 지난 2년 대비 96.2% 급감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한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한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유행에 따라 시민들의 생활보건 의식이 향상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일반화 되면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소아청소년과 이현주, 임상예방의학센터 이희영 교수팀은 최근 코로나19에 대응해 방역·위생관리가 강화된 결과로 인해 지난 인플루엔자 유행이 조기 종식되고 발생 규모도 크게 줄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저널 '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표본 감시 자료를 활용해 코로나19 기간 인플루엔자 환자 규모와 발생 기간을 포함해 인플루엔자 A, B 발생 비중 등 유행 특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다.

이에 덧붙여 지난 3년 동일 기간과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도 함께 조사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지난해와 올해 인플루엔자 유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20주간 지속되어 지난 번 유행 기간과 비교할 때 6~12주나 크게 짧아졌다.

특히 코로나19 환자가 최초로 발생한 뒤, 인플루엔자(독감) 입원 환자는 3천232명으로 2017·2018년도 6천841명과 비교해 52.7% 즐어들었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방역, 위생관리가 한층 강화된 기간에는 독감으로 인한 입원 환자가 161명으로 조사되어 지난 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무려 96.2%나 급감했다.

이러한 현상은 인플루엔자(독감) 뿐만 아니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등 질병관리청이 감시하는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에서 똑같이 나타났다.

연구팀 관계자는 "인플루엔자 유행 규모가 줄어든 이번 연구결과가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환자들이 단순히 병원 방문을 꺼려서 나타난 통계적 착시로 보기 어려우며, 실제로 유의미한 환자 감소가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흔히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심한 기침, 인후통, 고열, 오한 등 전신에 이상을 일으키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전염성이 강한데다가 호흡기 합병증이나 기저 심폐질환을 악화시켜 국내에서 매년 2천명을 전후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현재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지만, 백신만으론 바이러스를 완벽히 막을 수 없고, 피접종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 올바른 손 씻기 등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생활 방역이 강화되면서 독감 환자들이 급감하는 현상이 빚어졌다는 분석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이 독감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그동안에도 알고 있었지만, 이러한 활동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입증할 만한 대규모 연구가 현실에서 이뤄지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보건 수칙이 얼마나 호흡기 질환 예방이 도움이 되는 지를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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