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철강공단 한 창고에서 불법 반입으로 적발된 산업폐기물 수천 t(매일신문 15일 자 9면) 중 절반가량이 행정당국 조사가 이뤄지는 와중에 외부로 빼돌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성분조차 파악되지 않은 폐기물이 사라졌는데도 관계 당국은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15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애초 남구 대송면 A공장 창고에는 2천 t이 넘는 폐기물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한글날 연휴를 틈타 절반에 해당하는 1천여 t이 신고도 없이 사라졌다.
지난 13일 매일신문 취재 과정에서도 포대에 담긴 폐기물을 운반하기 위한 대형트럭이 창고를 드나드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당시 A공장 관계자는 "한글날 쉬고 와서 창고를 보니 상당량이 비어 있었고, 어제(12일) 오늘 트럭들이 포대를 싣고 나갔다"며 "어디로 가는지 물어봤지만 운전기사들은 대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A공장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포항시는 폐기물을 1천500t 정도라고 했는데, 대략 계산해봐도 3천 t이 넘는 양이었다"며 "트럭이 폐기물 절반을 빼 나갈 동안 현장에 나와 확인하는 공무원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포항시는 13일과 14일 현장에 나갔지만 폐기물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더욱이 포항시가 폐기물에 대해 지난달 17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당시에도 충분한 조사나 제대로 된 자료도 갖추지 않아 경찰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인근 주민 B(41) 씨는 "2017년 철강공단에서 이런 유사한 일을 두 번이나 경험했음에도 아직까지 대응에 미숙한 모습이 답답하다"며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면 범인을 잡기도 폐기물을 치우기도 점점 어려워질 텐데 조사든 수사든 서둘러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폐기물을 빼가지 못하도록 창고 입구 폐쇄 등 강제할 권한이 없다"며 "경찰과 협의해 폐기물 성분 분석 의뢰를 준비하고 있으며, 빠져나간 폐기물이 어디로 갔는지 조사하고 있다. 행위자가 확인되면 고발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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