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지난 13일 고소득자의 신용대출을 죄는 방향으로 규제를 예고하자 미리 대출을 받아놓으려는 사람들이 밀려들면서 오히려 신용대출이 단기간에 급증하고 있다.
규제 실행 시점인 30일 전에 신용대출을 받아두려는 이들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13일 정부 신용대출 규제 발표 이후 16일까지 4일 동안 260억원의 신규 신용대출이 발생했다고 17일 밝혔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매일매일의 대출액 변동폭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정확하게 얼마가 늘었다고 수치로 말하긴 힘들지만, 앱을 이용한 비대면과 창구 대출 모두 상당히 증가한 것은 분명하다"면서 "발표 직후 주말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규모의 신용대출이 이뤄졌다"고 했다.
국내 5대 주요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들어온 개인신용대출 신규취급 건수와 금액도 규제 발표 후에 급증했다.
5대 시중은행의 16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0조5천64억원으로 대책 발표 전날인 12일 이후 불과 4일 동안에만 1조12억원이 증가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에서는 주말과 휴일 신용대출 신청 고객이 몰리면서 일시적인 접속 지연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A(68)씨는 "조만간 세를 놓고 있던 아파트 전세금을 반환해야 할 상황이라 3천만원이 부족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두 달 일찍 대출을 받아놓았다"며 "아들에게 물어가며 접속 지연 때문에 수 차례 시도 끝에 겨우 성공했다"고 했다.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이미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들도 규제가 소급 적용되는지, 추가 대출이 얼마나 가능한지 등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부부합산과 마이너스 통장과 같은 '한도 대출'에 대한 문의가 많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총 신용대출 규모를 산정할 때 실제 사용액이 아니라 금융회사와 약정 당시 설정한 한도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부부의 경우에는 차주 별개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하(비은행권 60% 이하)'를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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