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끝까지 간다"…국민의힘 초선 58명 전원 필리버스터 출격

與 "토론권 보장"…정의당과 갈등으로 180석 확보 실패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대치 정국이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11일 국민의힘 소속 초선 국회의원 58명 전원이 대공수사권 이관 등을 담은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참여하기로 한데다 당내 중진까지 가세할 경우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다.

이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전원 철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살라미 국회'를 통한 필리버스터 무력화 할 기세였던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야당의 의사를 존중한다"면서 투표를 통한 필리버스터 종결을 하지 않겠다고 하자 허를 찌른 것이다.

이에 따라 필리버스터 정국은 이론적으로는 이번 연말을 넘어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내년 1월 8일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당장 1명당 4시간씩 발언해도 국민의힘 초선 의원 수가 58명에 달해 이 시간만 열흘 가량 걸린다. 여기에 민주당 의원들도 1~2시간씩 찬성 토론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사실 국민의힘이 처음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들었을 때만 해도 무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국회법에 따라 재적의원 5분의 3(180석) 이상 동의가 있으면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이후부터는 종결이 가능하고, 다음 회기 첫 본회의 때 바로 표결하게 되어 있다. 민주당이 174석(구속 중인 정정순 의원 포함)에 이르는 거대 여당인 만큼 정의당(6)·열린민주당(3) 등이 연대하면 충분히 무력화 가능하다는 분석이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은 '돌발 변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남국 민주당 의원과 정의당 사이에 '입법 갑질' 갈등이 벌어졌다. 또한 민주당이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전격 통과시킨 것을 겨냥해 정의당이 "뒤통수를 맞았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일이 빚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박병석 국회의장을 포함해 민주당 출신 무소속 3석에게 손을 벌려야 할 정도로 '우호 지분'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성과를 얻은 상황에서 더 이상의 독주 프레임은 부담이라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역대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은 2016년 2월 23일부터 3월 2일까지 이어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이다. 모두 38명이 발언대에 섰다. 찬반 토론은 192시간 25분이었다.

개인 최장 기록은 이종걸 전 민주당 의원의 12시간 31분이다. 보수정당에서는 전날 시작한 국정원법 개정안 무제한 토론 첫 타자로 나선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8시간 44분으로 당내 최장 기록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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