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전화를 받고 한동안은 멍하니 있었습니다. 노트북 폴더에 묵혀두었던 오래된 희곡을 꺼내 다시 들여다보고 고칠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저 막연히 꿈꾸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도 이런 순간이 찾아왔네요.
글 쓰겠다고 골방에 틀어박혀 괴로워하던 저를 보며 마음 아파하시던 엄마. 걱정하시던 아빠. 두 분께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어드린 것 같아 기쁩니다. 엄마 조영웅 님, 아빠 김용관 님 사랑합니다. 두 언니 김선희, 김미희와 동생 김기범에게도 저의 울타리가 되어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작년 겨울 태어난 선우야, 이모가 많이 사랑해.
당선 소식을 듣고 전화 너머로 우시던 고연옥 선생님. 선생님의 격려 덕분에 지금까지 희곡을 놓지 않고 쓸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축하의 말을 건네주신 배삼식 선생님. 선생님을 만나 처음 희곡을 쓰던 스무 살 무렵이 떠오릅니다. 윤대녕 선생님과 김사인 선생님, 그리고 연극원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멀리서 절 위해 기도해주시는, 저의 은사 이진순 선생님. 감사합니다.
곁을 지켜준 고마운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합니다. 20년 지기 친구 지수. 사랑하는 고등학교 친구들. 현지, 예지, 민, 진명. 소중한 대학 동기 은서와 지연 언니. 멋진 배우 윤지 언니와 세경 언니. 괄호의 사람들. 소연 언니, 효진 언니, 도은님, 민조님. 그리고 늘 나를 응원해주는 용. 모두에게 함께 해서 행복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생각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저 자신에 대한 의심이 가득할 때면 글을 쓰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 시간에서 벗어나 저를 좀 더 믿어보려 합니다. 스스로를 믿고 글을 써 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매일신문에 감사드립니다.긴 터널 속을 걷다 마침내 선명한 빛을 발견한 것만 같습니다. 그 길을, 열심히 나아가보겠습니다.
◆김진희
1994년 익산 출생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전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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