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위로 바지 찢고, 토한 음식 먹여' 경북 문경서 유치원 아동학대 의혹 제기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 2명,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송치

해당 청원인이 주장한 아동학대 흔적.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해당 청원인이 주장한 아동학대 흔적.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경북 문경의 한 유치원에서 아동 10여 명을 학대한 혐의로 유치원 교사 2명이 검찰에 송치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북경찰청은 5일 문경의 한 유치원 교사 A씨와 B씨를 아동학대범죄의처벌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유치원 원아 10여 명을 대상으로 음식을 억지로 먹이거나 팔을 잡아 멍이들게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핸드워시 두번 짜서 아이 팔 멍들게 한 교사, 방임한 원장에게 엄벌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 아동의 학부모라 주장한 청원인은 "(방범카메라 영상에서)교사들이 가위를 벌려 아이 팔목을 위협하고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여 토한 걸 다시 먹였다"면서 "교실에 있는 아이들은 우리 아이 혼나는 거 보느라 밥을 못 먹었다, 교실에 있던 아이들 모두 정서적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가 교사의 화풀이 대상으로 30건이 넘는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며 "경찰 조사 중 영상을 확인하니, 아이를 상대로 거의 매일 점심 시간, 수업시간에 다른 친구들과 활동을 못 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아이에게 모멸감 주는 교사의 행동을 본 청원인은 오열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너무 과한 처벌이라는 것. 그는 "교사 3명이 아이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보고 있는 책을 뺐거나, 거부하는 아이를 강제로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하루에도 여러 번 혼나는 아이가 울면서 손을 모아 빌어도 외면하고 밀쳐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또 "멍이 들어 집에 온 아이를 두고 교사는 '살짝 잡아당겼는데 멍이 들었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아이가 핸드 워시를 한번 짜야 하는데 규칙을 어겼다고 아이 팔을 잡아 멍이 들도록 학대했다"고 밝혔다.

유치원 측은 사고를 덮기 급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고의무자인 원장 역시 방임으로 관망했다는 것. 청원인은 "아이의 도시락 가방과 바지가 찢어져 와도 원장은 '원인을 모르겠다', '그냥 넘어갔으면' 이라는 말을 하기 바빴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유치원에 보내려고 해도 이유 없는 등원 거절을 들었다"며 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법은 강화됐지만 처벌이 미약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인에 따르면 A유치원이 이전에도 아동학대로 신고된 적이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이 유치원 원장을 불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교사 A씨와 B씨를 아동보호사건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혐의가 인정되나 처벌보다는 훈육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된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유치원은 그간 아동학대건으로 신고된 사안은 없었다"며 "이번 사건은 피해 아동 부모 대다수는 유치원 측의 처벌을 원치 않거나 재발을 막거나, 교육 방식을 변경해달라는 식의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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