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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홀로 선 자들의 역사/김동완 글·사진/ 글항아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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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어 돌아본, 전국 35개 누정 소개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그 몸을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는 '출처지의'(出處之義)는 조선 선비들의 처세관이다. 정치에 나서는 대신 은일의 삶을 살며 안빈낙도의 지극한 즐거움을 추구한 그들에게 있어 누정(樓亭)은 하나의 로망이었다. 누정은 다름 아닌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를 아우르는 말이다. 면앙정의 주인 송순은 담양 제월봉에 정자를 짓고 "풍월은 불러들이고 아름다운 산천은 끌어당겨 명아주 지팡이 짚고 가며 한평생을 보내리라"며 풍월산천의 주인이 됐다.

우리나라 곳곳의 누정을 발로 뛰며 둘러본 지은이는 "누정이라는 끈을 잡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이 낡은 영상처럼 펼쳐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은이는 출사했다가 돌아온 이들의 정자를 제1부 '귀'(歸)로, 나아가지 않고 지고지순한 처사의 삶을 이어간 이들의 정자를 제2부 '처'(處)로, 사모하는 마음을 담아 정자를 세우고 길이 남긴 사례를 제3부 '모'(慕)로, 공사를 따지지 않고 길손이 마물러 가던 곳을 모아 제4부 '휴'(休)로 모아 모두 35개의 누정을 소개하고 있다.

성주군 가천면 신계리 포천구곡 안 만귀정은 대표적인 '귀'의 누정이다. 포천구곡의 하이라이트 홍개동에 있는 만귀정의 주인은 59세에 고향에 돌아온 응와 이원조(1792~1872)다.

"벼슬길의 종적을 거두고 고요한 곳에 몸을 쉬려한다. 성인의 경전을 안고 구름과 달 속에 노닐면서 사람들이 맛보지 못한 것, 즐기지 못한 것을 음미하고 즐기려 한다.(중략) 인정을 알리는 종 이후에도 밤길을 다닌다는 기롱(70세가 넘어서 벼슬살이를 하는 것을 놀림)을 면하여 바야흐로 이 정자의 이름에 저버림이 없고자 내력을 기록하여 맹세한다."(만귀정기 중 일부)

궁벽한 곳에 있으니 오히려 심신이 편안하고, 황무지를 열어가니 안목이 더욱 새로워지는 누정의 삶은 산수에서 만나는 '책 밖으로 튀어나온 역사서'이자 철학, 예술, 풍수, 건축, 지리를 담은 '뜻밖의 인문학 사전'에 다름 아니다. 400쪽, 1만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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