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임 초기부터 외교 시험대 오른 바이든 행정부

바이든, 제재 경고…대규모 제재 미얀마-중국 밀착 초래 가능성이 딜레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경기부양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밋 롬니, 수전 콜린스 등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1조9천억 달러의 부양안이 과도하다며 6천억 달러 규모의 수정안을 내놓고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다. 사진 왼쪽에서 시계 방향으로 롬니 의원, 해리스 부통령, 바이든 대통령, 콜린스 의원.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경기부양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밋 롬니, 수전 콜린스 등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1조9천억 달러의 부양안이 과도하다며 6천억 달러 규모의 수정안을 내놓고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다. 사진 왼쪽에서 시계 방향으로 롬니 의원, 해리스 부통령, 바이든 대통령, 콜린스 의원.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이는 외교 시험대에 올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아직 취임 축전조차 받지 못한 가운데 이란은 핵합의 복원을 전제로 제재 해제를 연일 요구하고 있고, 미얀마에선 1일 쿠데타까지 발생했다. 러시아와의 관계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구금으로 인해 껄끄럽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얀마 쿠데타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시험대"라며 "미얀마를 중국에 밀착시키지 않으면서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중국에 맞서기 위한 새 아시아 전략에 있어 동맹과 협력하려 애쓰는 바이든 행정부에 중대한 타격"이라고 평했다. 강한 제재로 압박할 경우 미얀마가 중국에 더 다가갈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미얀마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2015년 미얀마에 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미얀마 군부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미얀마에 대한 투자 규모가 두 번째로 큰 나라이고 미얀마 무역의 3분의 1을 차지해 미국의 10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중국이 쿠데타와 관련해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중국은 미얀마의 좋은 이웃으로서 미얀마 각 측이 갈등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는 미온적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얀마 쿠데타는 민주주의 옹호자로서의 미국의 역할에 대한 시험대"라고 지적했다. 미얀마 민주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몸담았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내세워 온 성과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미얀마 군부를 압박해온 미국은 53년만의 군부 지배 종료를 자신들의 공로로 여겼고, 대부분의 제재를 해제한 바 있다.

임기 초반부터 대형 장애물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직접 성명을 내고 미얀마 쿠데타를 민주주의로의 전환과 법치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 규탄하면서 제재를 경고했다. 또 "미국은 이런 어려운 시점에 버마(미얀마) 주민과 함께 서는 이들을 주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맹국들의 규탄 행렬 동참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외교적 난제 속에 바이든 행정부의 북핵 해법 찾기는 미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1일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맹국들과 협조 하에 추가 대북 제재 가능성' '대북 인센티브'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사실상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 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