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기고]위대한 시민 정신으로 극복하는 코로나 위기

포항시장 이강덕

이강덕 포항시장
이강덕 포항시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2년째 전 인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 세계 누적 확진자가 1억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200만 명을 넘겼습니다. 흑사병, 스페인 독감 등과 함께 역사상 가장 희생자를 많이 낸 10대 전염병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 외신은 전했습니다.

거대한 코로나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극심한 경기 침체와 많은 사회적 제약이 우리의 삶을 뒤틀고 있습니다. 심각한 매출 감소에 소상공인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시민들이 겪는 고통의 터널도 끝이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포항 지역은 상주 열방센터 및 대중목욕탕 등과 관련되어 보이는 n차 감염과 가족과 지인 간 전파가 이어지면서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포항은 앞서 작년 2월 첫 발생 이후 11월 말까지 누적 확진자가 116명이었으나, 지난 12월과 1월 두 달 동안에 325명이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신속하게 확진자 폭증 추세를 잡고 연쇄 감염의 고리를 끊음으로써 위축된 지역 경제를 회복하고, 시민들이 좀 더 안전한 설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1가구 1인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하게 됐습니다.

이번 검사를 통해 포항시는 확진자 38명을 찾아냈고, 그 중 상당수는 무증상 확진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3차 대유행의 특징인 '무증상자의 조용한 전파'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데 성숙한 시민 정신으로 협조해 주신 시민들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기초역학조사서 작성 지원, 거리 두기 안내, 교통 봉사 등 적극적인 자원봉사를 해주신 이통장협의회, 새마을협의회 등 자생단체 회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간식을 들고 선별진료소를 찾아온 어린 학생을 비롯해 손난로와 마스크 등을 전한 수많은 기부자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얼어붙은 손을 녹여 가며 긴 시간 묵묵히 검사에 총력을 기울여준 의료진과 공직자들의 헌신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국내 많은 전문가들은 선제적이고 모범적인 검사 참여 등 포항시민들이 발휘한 공동체 의식이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를 만들고 심리적 경계지수를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다만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초기 시행하는 과정에서 준비가 미흡했고, 시민들의 불편, 불만을 초래한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기한 의견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면교사로 삼는 한편, 향후 유사한 상황에 대비해 여러 요소를 반영한 비상상황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다짐합니다.

경제 회복과 일상 복귀에 대한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지만, 전국민 백신접종을 통해 집단면역력을 확보할 때까지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해 소중한 시민의 생명을 지키고 취약해진 시민 생활을 지원하는 방안을 계속 강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공동체의 안전과 지역 사회를 지키기 위해 검사에 적극 협조해주신 포항 시민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 주 설날을 앞두고 있지만 가족 간 그리고 사적 모임을 최대한 자제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우리는 이 위기를 이겨내야 하고 버텨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한시 빨리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 우리 모두의 삶이 다시 괜찮아 질 것이라는 기대를 걸면서 위대한 포항시민 여러분께 "견뎌 보입시다, 좀 더 참아 보입시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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