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1시 30분쯤 대구 북구 산격동 일대 대학로는 여느 때와 달리 강의를 마치고 나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삼삼오오 식당에 들어선 학생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고, 식당 앞에서 네 명씩 그룹을 나누느라 가위바위보를 하는 학생들도 보였다. 일부 식당 앞에는 대기줄이 길게 이어졌다.
대구지역 대학들이 개강을 하면서 대학가는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였지만 '대학생 집단감염'으로 확산 우려에 대한 긴장감도 공존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완화에 따라 대구지역 대학들은 대규모 강좌를 제외하고는 대면 강의를 결정했다. 인원 수에 따라 70명 이상 대규모 강좌만 비대면 강의를 하거나, 강의실 면적에 따라 수용률을 50% 이내로 제한하는 등 방역수칙 준수선에서 대면강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대면 강의 소식에 대학 인근에 형성된 식당가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북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어제까지는 거의 손님이 없었다. 점심시간에 사람이 몰린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오늘이 개강 첫날이라 지켜봐야겠지만 학생들이 계속 학교에 나왔으면 좋겠다"며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에 더 신경써야겠다"고 했다.
대학생 손모(23·대구 동구 신천동) 씨는 "친구들과 오랜 만에 만나 할 얘기가 너무 많다. 일부 강의가 비대면이긴 하지만 학교에 오는 날에는 친구들과 자주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러 다닐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26일부터 사흘 간 대구 북구 지역을 위주로 대학생 10명과 동거가족 5명 등 15명이 무더기 감염됐는데, 이들이 식당과 PC방, 노래방 등을 다닌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대학생 이모(24·대구 북구 복현동) 씨는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 스스로가 방역수칙을 지키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밖에 나와 친구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 반가운 마음에 끌어안기도 했는데 이제 반가움의 표시마저 자제해야 한다니 서글프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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