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세훈 "안철수+윤석열, 최악" vs 안철수 "3자구도 밑자락 까나"

막장으로 치닫는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협상
LH 파동 확산으로 여당후보 휘청거리자 각자도생 움직임 보여
오세훈 “안 단일화 후 윤과 결합하면 최악의 대선” vs 안철수 "지지율 올라간다 싶으니 3자구도 밑자락 까나"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파동에 여당 후보가 휘청거리면서 필승공식이었던 단일화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3자 구도의 선거를 치르더라도 승산이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잔뜩 고무된 제1야당은 제3지대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약점을 들추며 판을 흔들고 있고, 안 대표는 국민의힘이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맞서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양측이 거친 설전을 벌이며 단일화 무산의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단일화 약속일(19일)을 나흘 앞둔 15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선을 넘나드는 입씨름을 벌였다.

오 후보는 이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안 대표가 시장이 되고, 거기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 외곽의 다른 유력주자들이 결합하는 형태가 되면, 야권은 100% 분열되고, 내년 대선은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최악의 대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윤 전 총장을 포함해 더 큰 야권을 형성하겠다'는 안 후보의 발언을 겨냥한 말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은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없다"고 견제에 나섰다. 지난 2017년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점수를 많이 잃은 안 후보를 꼬집은 것이다.

안 후보도 지지 않았다. 그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늘 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저와 단일화를 하실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안 후보는 "요즘 LH 사태 때문에 지지율이 좀 올라간다 싶으니 3자 구도로 가겠다는 밑자락을 까는 것인가"라고 오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김 위원장의 '비아냥'에 대해서도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정말 모욕적이다. 어디서 엉뚱한 소리를 듣고 엉뚱한 말씀을 하시는지 도대체 그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기 싸움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오 후보가 진화에 나섰다. 오 후보는 이날 오후 진행된 비전발표회를 시작하면서 "국민 여러분이 보시기에 걱정할 만한 상황이 빚어졌다"면서 안 후보에게 사과하고 '단일화 의지는 굳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측이 이미 빈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황이라 봉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정도 발언을 쏟아낸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한다 한들 얼마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며 "사실상 결별을 염두에 두고 비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그림'을 연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장 선거가 3자 대결 구도로 진행되더라도 오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13~14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천30명을 대상으로 조사(3자 대결)한 결과 오 후보가 35.6%로 박 후보(33.3%)에 2.3%포인트(p) 차이로 앞섰다. 안 후보는 25.1%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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