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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등교족 울고, '주경야독' 알바족 웃고

코로나 대학가 학생들 희비…대면·비대면 수업 뒤섞여 불편 호소
일부 녹화 강의 적극 활용 만족감…대면 수업에 자취방 구해야
비는 낮 시간 활용해 아르바이트로 생활비 벌기도

대구권 대학의 봄 학기 풍경. 대학에선 새학기를 맞아 대면 및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권 대학의 봄 학기 풍경. 대학에선 새학기를 맞아 대면 및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매일신문 DB

이달 개강과 함께 시작된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가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대면·비대면 수업이 혼합된 탓에 강의실과 온라인 강의를 오가면서 혼란을 느끼는 학생이 있는 반면, 비대면 수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등 '주경야독'을 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대구권의 대학교들은 지난 2일 개강한 이후 대면과 비대면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북대의 경우 수강인원에 따라 규정을 세분화했다. 실습을 제외한 일반 강의에 대해 소규모(35명 이하)는 대면, 중규모(36~70명)는 단과대학장의 결정에 따라 혼합 또는 비대면으로, 대규모(71명 이상)는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혼합 강의는 대면과 비대면을 번갈아 진행하는 방식이다.

대구대는 거리두기 단계와 수강인원을 기준으로 비대면 수업을 운영하고, 계명대는 각 과목의 담당 교원이 강의 특성을 고려해 대면·비대면·혼합 등의 형태 중 하나를 채택한다. 영남대는 실습을 제외한 일반 강의는 비대면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 수업이 뒤얽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비대면 중에서도 녹화 영상이 아닌 줌(ZOOM) 등 화상회의 앱을 통해 진행하는 수업은 정해진 시간을 지켜야 한다. 이처럼 교시마다 방식이 달라 학교에 머무르는 시간이나 장소를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

대구대 A(24) 씨는 "1교시는 비대면, 2교시는 대면이어서 학교로 가는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비대면 강의를 듣는 상황이 생긴다"며 "사람이 많은 버스 안에서 필기는커녕 교수 말에 집중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 이외 지역에서 온 학생들은 자취방을 구해야 하는 문제까지 겹쳐 더 고생이다. 경남 양산이 고향인 경북대 B(22) 씨는 "필수로 들어야 하는 대면 강의 하나 때문에 대구에 원룸을 잡아야 했다"며 "시간표를 짤 때 듣고 싶은 강의가 아니라 비대면 여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했다.

이 같은 학생들의 불편과 관련해 대학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대 관계자는 "각 건물 PC실 등을 개방하라고 했지만, 학과마다 강제할 수는 없다"며 "교수에게도 대면·비대면 여부를 최대한 공지하도록 했지만, 강의가 5천 개가 넘어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9일 경북 경산 대구가톨릭대학교 음악대학에서 마스크를 쓴 관현악과 교수와 학생들이 투명 아크릴판을 사이에 두고 실기 대면수업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9일 경북 경산 대구가톨릭대학교 음악대학에서 마스크를 쓴 관현악과 교수와 학생들이 투명 아크릴판을 사이에 두고 실기 대면수업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반면 비대면 수업을 활용하는 학생들도 있다. 대구대 C(25) 씨는 "월세와 생활비로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 필요한데, 녹화방식의 비대면 수업을 들으면서 아르바이트를 두 개나 한다"며 "이를 위해 수강신청 때 비대면 강의에 중점을 둬서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했다"고 했다.

베트남 유학생 D(22) 씨는 평일 낮에 아르바이트하면서 생활이 넉넉해졌다. A씨는 "낮에 기업체에서 일하면서 월 150만원 정도 벌고 있다"며 "낮에 주로 일하면서 밤에 녹화한 강의를 듣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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