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경수PD·박계옥 작가 "조선구마사 역사왜곡 의도 無 사죄드린다" [사과문 전문]

신경수 SBS PD가 조선구마사 역사왜곡 논란과 관련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SBS 드라마
신경수 SBS PD가 조선구마사 역사왜곡 논란과 관련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SBS 드라마 '의문의 일승'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신경수PD. 연합뉴스

역사왜곡 및 동북공정 논란에 휘말려 방송 2회만에 방송 취소가 결정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신경수 PD와 박계옥 작가가 27일 이번 사태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신경수 PD는 "최근 불거진 여러 문제들에 대해 모든 결정과 최종 선택을 담당한 연출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시청자분들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역사 속 인물들의 실명을 쓰면서 인물의 스토리구성이나 표현에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 이에 책임감을 느끼고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또한 "시청자들께서 우려하시는 것처럼 편향된 역사의식이나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연출한 것이 아니다"라며 "문제가 되었던 장면들은 모두 연출의 부족함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거듭 사과했다.

박계옥 작가 역시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저의 사려 깊지 못한 글쓰기로 지난 며칠 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안일하고 미숙한 판단으로 오히려 시청자 여러분들께 분노와 피로감을 드렸다"며 "역사 속 큰 족적을 남기셨던 조선의 건국 영웅 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어 안이한 판단을 한 점에 대해서도 크게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 염려하시고 우려하셨던 의도적인 역사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남긴 점 역시 뼈에 새기는 심정으로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조선구마사. SBS 캡쳐
조선구마사. SBS 캡쳐

앞서 SBS는 26일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방송취소를 공식 결정했다.SBS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BS는 "폐지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22일 첫 방송된 SBS 월화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1회 방송 직후 태종 등 실존인물의 왜곡된 묘사와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서양 구마 사제(달시 파켓)를 대접하는 장면에서 월병 등 중국식 소품을 사용하고, 무녀 무화(정혜성)를 중국풍 의상을 입혀 논란이 됐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에 방송 중단 요청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이 이어졌다. 제작사 3사와 방송사 SBS가 24일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 다음 주 방송을 결방하고 작품을 재정비하겠다고 했으나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으며 제작 지원사와 광고기업 등에 항의가 이어졌고 광고주들은 잇따라 광고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조선구마사' 방영분 중 논란이 됐었던 장면.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서양 구마 사제(달시 파켓)를 대접하는 장면에서 월병 등 중국식 소품이 사용됐다. SBS 방송화면 캡처.

※다음은 신경수, 박계옥 작가 사과문 전문이다.

◆ 조선구마사 연출 신경수입니다.

최근 불거진 여러 문제들에 대해 모든 결정과 최종 선택을 담당한 연출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시청자분들께 사죄드리고자 합니다.

방송 취소가 결정되고 상황을 수습하느라 사과가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사과 말씀 드립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역사 속 인물들의 실명을 쓰면서 인물의 스토리구성이나 표현에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에 책임감을 느끼고 깊이 반성합니다.

드라마의 내용과 관련한 모든 결정과 선택의 책임은 연출인 제게 있습니다.

스탭과 배우들은 저를 믿고 따랐을 뿐입니다.

그리고 시청자들께서 우려하시는 것처럼 편향된 역사의식이나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연출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장면들은 모두 연출의 부족함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거듭 죄송합니다.

방송 취소라는 결정이 내려진 지금, 지난 1년 동안 갖은 노고를 마다하지 않은 스탭, 배우분들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한없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방송에 대해 여러 소중한 의견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충고와 조언 잊지 않겠습니다.

◆ 조선구마사 작가 박계옥입니다.

저의 사려 깊지 못한 글쓰기로 지난 며칠 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드라마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맨 앞에 서 있는 작가로서 지난 잘못들을 거울삼아 더 좋은 이야기를 보여 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고 미숙한 판단으로 오히려 시청자 여러분들께 분노와 피로감을 드렸습니다.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역사 속 큰 족적을 남기셨던 조선의 건국 영웅 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어 안이한 판단을 한 점에 대해서도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 염려하시고 우려하셨던 의도적인 역사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남긴 점 역시 뼈에 새기는 심정으로 기억하고 잊지 않겠습니다.

현장에서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해왔던 감독님, 배우님, 스탭 여러분. 그리고 제작사와 방송사에도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다시 한 번 시청자 여러분께 온 마음을 다해 사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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