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이스북에서 페미니즘을 둘러싼 공방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페미니스트도 자기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면서도 "그게 트렌디하고 안 하면 반동인 듯 묘사하는 순간 싸움 난다"고 밝혔다.
그는 "소위 남자 페미니스트들도 그렇게 자기 멋대로 살고 싶은 대로 살면 된다"며 "'페미니스트 선언'한 사람들이 그 선언만으로 '한남'보다 도덕적으로 더 존경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원래 내용적으로 아무것도 없으면 용어 하나에 소속감을 얻고 자신이 그 용어만으로 우월하다고 착각한다. '깨어있는 시민' 같은 거만 봐도 자명하지 않나"라고 일갈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같은날 이 글에 댓글을 달고 "적을 만들지 말고 친구를 만들어야지. 자꾸 증오나 반감을 이용하는 포퓰리즘만 하려 하니"라며 "다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고"라고 맞받았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반감 이용 안 해요ㅜㅜ"라고 짧게 답글을 달았다.
앞서 지난 9일에도 이 전 최고위원이 4.7 재보궐선거 민주당 참패 원인을 "여성주의(페미니즘) 운동에만 올인한 결과"라고 지적하자 진 교수가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고 응수한 바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9일 다른 글에서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시민 씨 같은 분은 남성이 축구 보고 롤하느라 여성보다 공부를 안 하니 여성보다 불리하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나 해댔다"며 "박원순 시장 성추문 앞에 서서는 페미니스트들이 만족하지 못할만한 이야기를 하고, 피해호소인 이야기를 하니까 페미니스트 표도 달아나서 20대 여성층에서 군소 후보에게 15%를 뺏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성평등이라고 이름 붙인 왜곡된 남녀갈라치기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20대 남성표가 갈 일은 없다"며 "10만원 줘도 안되고요, 지하철 요금 40% 할인해줘도 안되고요, 데이터 5기가 줘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진 전 교수는 이 글에도 직접 댓글을 달고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여당의 페미니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을 청년 남성 유권자에 어필하기 위한 포퓰리즘으로 치부한 셈이다.
이에 전 최고위원은 "그건 50대 이상의 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2030의 인식이 달라서 그래요"라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다른 댓글을 달고 "뭘 크게 착각한 거 같은데, 계속 그렇게 해봐라. 말 한 마디로 순식간에 곤두박질 치게 만들어줄 테니까"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후 진 전 교수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무슨 세상을 이루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그 세상이 어떨지는 그걸 이루려는 사람들이 하는 짓거리 속에서 이미 볼 수가 있다"며 "증오를 부추겨야 이룰 수 있는 그 세상은 참 아름다울 거다. 안티페미니즘 선동으로 얻을 표 따위로 이길 리도 없겠지만, 설사 이긴다 하더라도 그 세상은 아주 볼 만할 것"이라는 심경을 표현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댓글로 "'성평등'의 최종 도달 status가 뭔지 정의하면 다 깔끔해지는 문제에요. 그 status에 도달하기 위해 현재는 어떤 단계인지 대화하면 되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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