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경고를 날렸다. 미국이 한국을 '조미항중(助美抗中·미국을 도와 중국에 대항한다는 뜻)'에 끌어들이기 위해 강온양면책을 쓰지만, 한국은 자신을 위해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외교 행동을 벌일 시 고스란히 한국의 피해로 돌아갈 것임을 경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환구시보는 21일 사평(社評)에서 미국 매체 미국의소리(VOA)가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은 앞서 일본과의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명기, 1969년 이후 처음 미·일 성명에서 대만을 거론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매체는 "미국이 한국을 반중국 통일전선에 끌어들이려고 급박하게 나서고 있다"면서도 "문재인 정권이 미국의 위협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 언급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한국이 미국의 협박에 독약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에 안보를 의지하고 있지만,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요한 행위자라고 친분을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 외교의 독립 자주성에 대한 새로운 시험"이라며 "양국 공동성명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한국이 미국의 압력 하에서 원칙 마지노선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또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한반도 문제겠지만, 미국은 중국과의 '대국 게임'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경계했다. 이들은 "미국은 이미 자국 이익에 따라 한반도 정책을 만들었고, 한국의 이익에 대한 고려는 주변화되고 있다"며 "미국이 한국에 강온양면책을 쓰고, 한국을 위한 전략적 함정을 맞춤 제작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이 최근 비교적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미·중 관계를 온건하게 처리한 것과 일정한 관계가 있다"면서도 "한국의 이익은 창조적으로 초강대국 미국과 상호작용하고 어떻게 한·미관계에서 발언권을 확대할지에 있다. 미국을 위해 쓰이는 데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다른 중국 매체들도 한국이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할지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관찰자망은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압박 요구를 견딜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중국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한국을 향해 '대중 견제' 성격의 인도·태평양 4개국 협의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가입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과 중국을 모두 만족하게 하고 싶어 한다'는 표현으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 신문은 예상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 동참 요구'에 대한 한국 측의 대응이 회담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한국은 대국 경쟁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않아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미국의 압박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이번 방미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펑파이는 백신과 반도체 분야에서의 협력이 문 대통령의 방미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면서, 대북 문제에서는 큰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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