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옵저버'에 투자를 했는데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 되더니 원금 120만원이 단숨에 14만원까지 떨어졌어요. 도저히 희망이 안보였거든요. 14만원 빼서 그 돈으로 그냥 미용실가서 파마나 했습니다."
A(31·경북 안동시) 씨는 월급을 모은 1천300만원으로 지난 2월부터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자고 일어나면 올라가는 코인가격에 쏠쏠한 재미를 느꼈고, 더 오름폭이 큰 코인을 찾아 다니며 투자를 하다 보니 이른바 '잡코인'만 다량 보유하게 됐다.
비트코인 등 우량 코인이 하락폭을 거듭할 때도 A씨의 코인은 소폭 상승을 이어갔다.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A씨가 소유한 코인들이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되자마자 '상장폐지' 가능 소식이 들리며 상황이 급반전했다.
그는 "설마설마 했는데 상장폐지가 이렇게 쉽게 될줄 미처 몰랐다"며 "하루에도 '낙동강 갈까' 라는 말을 수십번 씩 하고 있다. 최근 모든 코인을 정리 했는데 천만원만 날렸다"고 하소연 했다.

가상화폐(코인) 거래소 업비트가 18일 코인 24종을 상장 폐지를 공지하며 A 씨와 같이 손해를 입은 코인 투자자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24종 상폐는 단일 폐지 결정으로는 업비트 내 역대최대 규모다.
업비트는 이날 오후 6시 26분 홈페이지를 통해 24종 가상화폐의 거래지원 종료(상장 폐지)를 공지했다. 이들 코인은 오는 28일 12시에 최종 상장 폐지된다.
앞서 업비트는 지난 11일 코인 5종의 원화 마켓 페어 제거와 함께 총 25종 코인의 거래 유의 종목 지정을 공지했다. 원화 마켓 페어 제거란 원화 거래를 정지한다는 것으로, 모든 마켓에서 거래가 끝나는 상장 폐지와는 다른 개념이다.
업비트는 유의 종목 지정 후 일주일간 세부 검토를 통해 최종 거래지원 종료 여부를 결정하는데, 당시 25종 코인 중 이날 베이직(BASIC)을 제외한 나머지 24종의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픽셀(PXL)과 피카(PICA)의 경우 "투자자에게 공개되지 않은 유통 및 시장 매도 등이 확인됐고, 이에 대한 소명 과정을 진행했으나 업비트의 강화한 판단 기준에 따라 해당 행위는 회복될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비에프토큰(BFT), 뉴클리어스비전(NCASH), 플리안(PI), 리피오크레딧네트워크(RCN), 아라곤(ANT) 등에 대해서는 소명 요청을 했으나 별도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코인 16종은 '업비트의 거래지원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에 폐지한다고 업비트는 설명했다. 업비트는 베이직의 유의 종목 지정 유지를 두고는 "베이직 팀의 소명을 바탕으로 법률적인 검토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거래지원 종료가 결정된 코인 중 원화 마켓에 상장된 코인들은 엔도르가 27.36%(종가 대비) 하락하는 등 대체로 10% 넘게 하락했다. 반면 이그니스의 경우 30% 가까이 급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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