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형마트 인력 구조조정 반대"···노동 강도도 높아져

노조 측 "점포 매각으로 고용 불안, 터무니없는 전환배치는 사실상 구조조정"
회사 측, 업계불황으로 탓으로 한 자산 변동…인력은 전환 배치 계획

19일 대구 북구 홈플러스 대구점 앞에서 마트산업 노조원들이 모여 홈플러스 폐점 매각 중단 및 고용안정 보장, 투기자본 규제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9일 대구 북구 홈플러스 대구점 앞에서 마트산업 노조원들이 모여 홈플러스 폐점 매각 중단 및 고용안정 보장, 투기자본 규제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A씨는 대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10년 정도 근무했다. 10년 넘게 일했는데 올해 초 회사로부터 갑작스러운 폐점 통보를 받았다. 다행히 정리해고는 없었지만 회사는 근무자들이 인근 지역으로 전환배치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70~80% 인원은 원하는 곳으로 최대한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환배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A씨를 포함해 같은 지점에서 근무하던 동료 두 명이 출근하는 데 1시간이 더 걸리는 곳에 배치받은 것이다. A씨는 "배치 결과에 둘 중 한 명은 퇴직했고, 나머지도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최근 대형마트들이 폐점과 전환배치 등을 단행하면서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다. 노조원들이 총파업 등 집단행동을 예고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노총 마트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 노조원들은 19일 오후 홈플러스 대구점 앞에서 '대형마트 구조조정 저지'를 목표로 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대구를 포함해 전국 11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마트노조는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내달 3일 마트노동자대회를 비롯해 오는 11월에는 총파업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A씨 사례와 같은 회사의 행태에 대해 "사실상 구조조정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신현숙 홈플러스지부 성서지회 지회장은 "물가와 최저임금은 오르고 있지만 2년 동안 홈플러스 노동자 임금은 제자리에 머물렀다"며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점포를 매각하면서 고용이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최근 업무강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 5년 동안 이마트는 매장수가 254개 늘었지만, 직영노동자는 4천80명 감소했다. 인력이 추가로 필요할 때마다 비정규직 직원을 고용하면서 단기노동자가 10%에 육박하게 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사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산유동화(매각)는 필수적이다. 대신 이전에 폐쇄한 점포와 마찬가지로 회사는 인력들을 모두 원하는 지역으로 전환배치시킬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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