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파일'(X-File)은 괴문서를 일컫는 말이다. 1993년 미국 폭스사가 만든 동명의 드라마에서 유래됐다. 드라마에서 X파일은 사건번호 'X'자로 시작되는 FBI 문서들이다. 외계인, UFO, 초자연 현상 등 과학적으로 검증 안 된 내용들이다. 이 드라마는 1994년 국내에도 방영되면서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 이후 X파일은 출처 불명의 괴문서를 가리키는 일반 명사가 됐다.
괴소문은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실과 허구를 섞어 놓아 정보 수용자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비이성적 선택을 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파괴력 때문에 X파일은 선거 때마다 출몰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가도에도 X파일이 등장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을 붙이고 보수 진영 인사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기름을 부었다.
송 대표는 "윤석열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 장 소장은 "X파일의 내용을 봤더니 윤 전 총장으로서는 방어가 어렵겠다"고 했다. 국민들로서는 화가 난다. 자기들끼리 몰래 돌려 보고는 촌평 따위나 흘리면서 여론의 간을 보려는 듯한 태도가 비겁하다. 대권 지지율 1위 주자와 관련된 X파일이라면 의당 공개해서 사회 시스템에 의해 검증받도록 해야 한다.
윤 전 총장으로서도 X파일은 피할 수 없는 시험이다. 혹독한 검증 없이 국정 지도자가 될 수 없다. X파일 시험을 넘은 정치인은 대권을 거머쥐었고 그렇지 못한 이는 뒤안길로 사라졌다. 진실 여부는 논외로 치더라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X파일 관문을 넘어서 대통령에 올랐다. 반면,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김대업의 '병풍'(兵風) 사건이라는 악의적 마타도어에 끝내 발목이 잡혔다.
정치는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를 푸는 행동에 비유된다. 정치인에게 소통과 도덕성이 엄격히 요구되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27년을 검사 일만 해온 그가 어느 수준의 도덕성과 소통 능력을 갖고 있는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정치 초년생이다. X파일이 수류탄이 될지, 예방주사가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가 X파일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국민들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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